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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중지 학생에 수업 생중계…학부모 "환영" 교사는 "실효성 의문"

개학 이틀 만에 치료 학생 1만8071명…대체학습 내실화 요구
교육부‧학부모 생중계 내세우지만…교사 "유일한 답 아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2022-03-05 07:05 송고 | 2022-03-07 13:18 최종수정
전국 초·중·고교의 새 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서울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2022.3.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국 초·중·고교의 새 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서울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2022.3.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인 서울 학생이 개학 이틀 만에 2만명에 근접하면서 이들을 위한 대체학습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가 주로 요구하는 '수업 생중계 방식'에 대해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습 효과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은 3일 기준 1만8071명에 달한다.

밀접접촉으로 격리되거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등교를 못하는 학생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등교중지 학생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체학습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가 제시하는 대체학습 방안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온라인 콘텐츠 제공, 재택학습용 과제 제공 등이다.

이 가운데 교육부는 등교가 어려운 학생에게 대면수업 장면을 생중계로 송출하는 방식 등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권장하고 있다.

정종철 교육부 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체학습을 제공하는 경우 학습 자료만 보내는 방식보다는 가능하면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정 차관은 이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한 인프라 서버는 지난 학기와 겨울방학에 비해 3~4배 정도 늘려 학교가 이를 진행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조치해놨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등교 중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실 수업 장면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다.

교육부가 예시로 제시한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태블릿에 웹캠을 연결해 교실수업 장면을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등교중지 학생이 교사와 원격으로 소통하면서 수업에 참여하는 식이다.

학부모들도 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면 등교중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기 지역의 한 학부모는 "e학습터 등으로 제공되는 수업 콘텐츠들은 아무래도 아이가 집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줌(Zoom) 등으로 연결해 수업 중인 칠판, 선생님을 볼 수 있는 방식이라면 좀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중‧고교를 막론하고 학부모들의 실시간 수업 송출 요구가 커지는 데 비해 교사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학교에 마련된 기자재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 데다 번거로움에 비해 학습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한 중학교 A교사는 "학교에 마련된 기자재만으로는 실시간으로 교실수업을 송출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이런 한계 때문에 담임교사가 교과목별로 보충학습 자료를 모아 등교중지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과제를 해보는 식으로 진행되는 초등학교 수업의 경우에는 효과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B초등학교 교장은 "중고등학교는 교사가 판서하면서 설명을 해주는 형태가 많아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을 봐주는 경우가 많다"며 "집중력은 물론 전달력도 떨어져 저학년일수록 더 소외감이 들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초등학교 교장도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을 기대하면서 요구가 나오지만 실제로 이를 진행하는 학교들을 보면 교사나 아이들 목소리만 들리는 정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학습콘텐츠를 제공하고 오후쯤 교사들이 점검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기기 설치 등이 어려워도 효과적이라면 이 방식을 채택하겠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의문스러운 면이 있다"며 "상황에 맞게 알맞은 대체학습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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