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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고교학점제' 대학도 고심…"평가 어떻게 해야 하나"

내신 절대평가 확대…"변별력 약해, 다른 평가 필요"
미래수능, 서·논술형 도입 관건…정시·수시 비율도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2021-06-20 05:45 송고
비대면 화상면접을 치르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 News1
비대면 화상면접을 치르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 News1

교육당국이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학들도 입학전형 설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우수 인재 선발을 위해서는 새로 바뀌는 고교 체계와 대입 제도에 맞춰 입학전형을 손봐야 하지만 평가 기준을 정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대학에서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비해 고교 수업을 평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내부 의견수렴을 준비 중이다.
2025년부터는 고교에서도 대학처럼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듣고 학점을 취득한다. 졸업 학점을 모두 채우면 졸업이 가능해진다. 진로와 적성에 따른 수업 선택권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 한 사립대 관계자는 "세부 과목을 어떻게 평가에 반영할 것인지 학과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수시모집에서 면접도 개선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를 반영한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 방안을 올해부터 검토 중이다. 최종안은 2024년 상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고교 체계가 바뀌면서 대학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아졌다.

학생부교과전형 등에서 중요한 내신과 관련해서는 고교학점제에 맞춰 현행 석차등급 중심 평가제가 축소된다. 1학년 공통과목을 제외한 선택과목에는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가 도입된다.

이 관계자는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변별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내신 성적이 느슨해진 상태에서는 대학들도 다른 평가 방법을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사이에서는 2028학년도부터 도입될 소위 '미래형 수능'을 관건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미래형 수능이 어떤 모습을 할지에 따라 대학이 수능을 대입에 활용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교육계에서는 서·논술형 수능 도입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교육부가 오지선다형으로 대표되는 획일적 교육에서 탈피하겠다고 밝힌 만큼 서·논술형을 대안으로 들고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다.

또 다른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의 우수성을 어느 수준으로까지 줄 세울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대학 입장에서는 (서·논술형의) 평가 기준이 명확하고 결과가 잘 나오면 된다"고 말했다.

정시모집과 수시모집 비율 조정도 변수다.

수능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고교학점제가 흔들릴 수 있다. 학생들이 수능 대비에 맞춘 과목 선택에 나설 경우 고교학점제가 본래 기능을 하기 어려워진다.

미래형 대입이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수시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고교학점제에 대응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과목 다양화에 따른 학생 취미와 특기를 세밀하게 따져보기에는 일제고사식 수능보다는 수시가 적합한 측면이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대도 새로운 대입전형 설계가 중요해졌다. 어떻게 전형을 설계하는지에 따라 신입생 충원율이 좌우될 수 있다.

지방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어떤 학생을 뽑아서 특성화하고 학교를 발전시킬 것인지 걸려 있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고교학점제 추진은 교육부가 대학과도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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