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단독]'처음처럼' 16.9도→16.5도로 낮춘다…홈술족·혼술족 겨냥

저도주 트렌드에 발맞춰 1년 2개월만에 도수 인하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2021-01-08 15:00 송고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 뉴스1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 뉴스1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0.4도 전격 인하한다. 독한 소주보다 부드럽고 순한 맛을 찾는 '저도주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를 통해 참이슬과 진로 등 경쟁업체와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주력제품인 '부드러운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하향 조정한다. 신제품은 1월 중순부터 생산을 시작해 2월부터 시중에 판매될 예정이다. 제품명 역시 '처음처럼 16.5%'로 변경해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진한 처음처럼(20도)과 순한 처음처럼(16.5도)의 도수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1년2개월 만에 도수 인하, 모델 '수지'에서 블랙핑크 '제니'로 교체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의 도수를 낮추는 것은 2019년 11월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당시 도수를 17도에서 16.9도로 낮추면서 16도 소주 시대를 열었다. 제품 모델은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수 인하와 함께 제품 라벨도 변경한다. '대관령 기슭 청정 암반수 부드러운 처음처럼' 문구로 제품 특징을 표현했으며 넥라벨(목상표)는 없앴다. 도수가 바뀌는 만큼 새로운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중순 제품 생산을 시작해 물량을 확보한 뒤 재고분이 소진되는데로 시장에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빠른 재고 소진을 위해 대형마트 등에서 할인쿠폰팩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주의 저도화는 전체적인 주류 트렌드 변화에 따른 것이다. 무학의 '좋은데이'가 16.9도로 포문을 연데 이어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진로이즈백'을 비롯해 지역 소주 업체들도 대부분 17도 벽을 허물고 16도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6.5도라는 초저도주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일부 소주 제품이 16도 중반과 초반 도수로 출시된 경우가 있지만 전국구 소주의 메인 브랜드가 16도 중반 도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처럼'이 처음이다.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처음처럼' 소주 도수 인하 트렌드 주도…'참이슬'과 차별화

업계에서는 소주의 도수가 더 낮아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알코올 도수가 더 낮아지면 소주의 정체성이 훼손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홈술족과 혼술족 증가에 따른 저도주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16.5도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의 인기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두 제품 모두 알코올 도수가 16.9여서 처음처럼 입장에서는 차별화가 어려웠다. 도수를 낮추면서 자연스럽게 두 제품과 확연히 구분되는 셈이다. 실제 처음처럼은 줄곳 참이슬도다 낮은 도수로 '부드러운 소주'라는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한편 소주 도수는 35도 고도주에서 시작해 1965년 30도, 1993년 25도, 1998년 23도, 1999년 22도, 2005년 21도, 2006년 20도로 내려왔다. 이후 2012년 19도, 2014년 18도, 2019년 17도 벽이 무너진 뒤 현재 16.9도 소주가 보편화 됐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 저도주 트렌드가 수년째 지속되며 처음처럼이 '초저도 소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처음처럼이 도수를 낮춘만큼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경쟁 업체들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