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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코로나 백신 접종하는데…돌다리 두드리다 '지각접종' 될라

미국도 접종 준비 속도전…우리나라는 반년 이상 늦을 수도
백신 안전 명분 있지만, 마스크 생활 1년에 피로감 등 누적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이형진 기자 | 2020-12-09 06:30 송고
8일 오후 울산시 남구 한 중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이 학교 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0.12.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8일 오후 울산시 남구 한 중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이 학교 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0.12.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우리나라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가 과도하게 늦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검증이 부족한 코로나19 백신을 서둘러 접종하기보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 안정적으로 예방접종을 진행하겠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그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마스크 생활이 1년가량 흘렀고 전 국민이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역당국이 국내에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각각 2000만 회분, 모더나 2000만 회분, 얀센 400만 회분이다. 그중 얀센은 1회만 접종하는 백신이어서 400만명 분량이다. 나머지 백신은 2회 접종하는 제품으로, 2000만 회분은 1000만 명분을 뜻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제품은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전령-리보핵산(m-RNA)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그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021년 1분기에 가장 먼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전 국민 예방접종은 2021년 늦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접종 권장 대상인 의료인과 노인 등을 제외한 일반국민은 2021년에도 어김없이 마스크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선전국은 접종을 시작했거나 임박했다. 영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전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것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전국 80살 이상 노인에게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백신을 투여 중이다. 미국도 백신 접종을 빠르게 준비 중이다.

현재 영국은 하루에 1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치명률이 3.55%로 우리나라보다 1.42%보다 훨씬 높다.

우리나라는 유럽 주요 국가 또는 미국보다 코로나19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했지만, 최근 들어 500~600명대 신규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더욱이 코로나19 백신 확보 물량도 전 국민 숫자에 미치지 못하는 4400만명분 수준이다. 이때문에 물량이나 속도 전략에서 지나치게 신중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방역당국은 영국과 유행 상황이 다른 만큼 백신을 접종하는데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백신 성공이 가시권에 있는 상태에서 계약을 맺어 굳이 인구 2배 내지 5배를 규모로 선구매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환종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도 "응급요원과 의료인 등 필수접종 인구 30%, 65세 이상 고위험군을 합하면 40% 정도"라며 "지금 정부가 마련한 60% 수준은 다소 여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방역당국 판단에도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에 계속 힘이 실릴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거리두기 단계를 선제적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요구에도 경제적 여파를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서 실내생활이 많아졌고, 앞서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는데도 그 효과가 크기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로 인해 지난 8일 0시부터 수도권 2.5단계, 전국은 2단계로 거리두기를 격상해 시행 중이다.

코로나19는 추위가 계속되는 2021년 2월 말 또는 3월 초까지 증감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마다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고 내리는 과정을 반복할 경우 방역 참여도가 떨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해 가계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 불만은 치솟고 있다. 차라리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리는 등 짧고 굵은 방식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는 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방역당국 입장도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8일 브리핑에서 "외국 접종 상황을 잘 모니터링하고 그렇게 늦지 않게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백신) 안전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다른 국가의 접종 규모가 커질수록 부작용 여부를 더 빠르게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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