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내 아이 뒤처질라' 맹모들 눈치보는 대형학원, 다음주 개원 '저울질'

대성 제외 개원 여부 계속 '회의 중'…"감염 우려 vs 수능 얼마 안남아"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 | 2020-03-15 08:49 송고 | 2020-03-15 21:29 최종수정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35일 동안 휴원을 결정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이맥스 어학원 강의실이 텅 비어있다. © News1 김진환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35일 동안 휴원을 결정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이맥스 어학원 강의실이 텅 비어있다. © News1 김진환 기자

대형학원들이 다음주 개원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괜히 개원을 했다가 아이들이 코로나19에 집단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측과 '학원을 보내지 못해 아이들이 학습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어쩌냐'고 우려하는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학원들은 중간의 입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다른 학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성학원을 제외한 이투스교육, 메가스터디, 종로학원 등 대형학원들은 다음주 개원여부를 두고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 대성학원만 정부 지침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휴원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아직 다음주 개원을 고민 중인 학원들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학부모들의 반응을 보며 상황을 계속 저울질하고 있다.

A학원 관계자는 "개원을 강행하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고, 반대로 개원을 하지 않을 경우 '장기간 휴원으로 내 아이만 놀고 있다'는 불안감에 빠진 학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해 난처한 상황"이라며 "주말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보고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집단 감염 위험'을 이유로 개원 연기를 주장하는 학부모 측은 이번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례를 언급한다. 대치동에서 50대 코로나19 확진자의 자녀가 다녔다는 학원 리스트가 온라인 맘카페 등에 공유되면서 학원가가 술렁인 바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형학원들의 휴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중소형학원으로 아이들을 보내는 맹모들도 있다. 중소형학원의 경우 대형학원에 비해 재정상태, 경영여건 등이 좋지 않아 장기간 휴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의 강력한 휴원 권고에도 이번주부터 개원을 강행하는 학원들이 늘고 있다.

감염에 대한 걱정은 있지만 '내 아이는 뒤처지면 안된다'는 마음을 가진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고3이나 재수생을 둔 부모들의 경우 이러한 성향이 강하다. 

중소형 학원뿐만 아니라 대형학원들도 코로나19로 인해 휴원이 장기화하면서 운영난이 심각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 학부모 모두의 눈치를 보며 휴원과 개원 결정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4일부터 강남하이퍼 본원, 청솔학원 7개점, 이투스앤써학원 2개 지점 등에 대해 휴원 조치를 취한 이투스교육도 본래 이번주부터 개강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휴원을 연장했다. 교육부가 지난 6일 휴원 권고에 따르지 않는 학원들을 대상으로 국세청과 경찰청 등이 동행한 합동 현장점검을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 부담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주 개강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다. 

메가스터디와 종로학원도 개강 여부에 대해 여러 상황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B학원 관계자는 "정부와 학부모 사이에 끼여 개원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학원가에 휴원을 강권하고 있지만 학원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을 수 없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