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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란에 면역항암제 급여심사 취소…망부석 암환자들

'키트루다' 보험급여 목놓아 기다린 암환자들, 또 좌절
OECD 국가 75%는 1차 약제로 보험급여, 우리나라는 2년 넘게 표류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20-02-29 06:50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암환자들이 목놓아 기다려온 정부의 '면역항암제' 보험급여 심의가 결국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싼 약값에 부담이 컸던 암환자들이 저렴한 최신 항암제를 고대하며 기다려온 심의였지만, 다시 수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개최될 예정이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암질환 심의위원회가 '코로나19' 유행으로 열리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면서 앞으로 3월 중 다시 회의일정을 잡을지, 다음 정규 개최일인 4월 8일 진행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위원회 심의는 OECD 국가중 75%가 보험급여를 적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적용되지 않은 한국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급여적용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키트루다'는 2017년 국내 출시 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직 급여 논의에 성과가 없어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계속 큰 상황이다.  

말기 폐암 환자 A씨는 "올해 6월까지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으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앞날이 깜깜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더 좋은 치료제가 있는데 부작용도 심하고 효과도 없는 치료제를 써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전세계 매출 1위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는 OECD 36개국 중 우리나라와 보험체계가 비슷한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호주 등 27개국(75%)이 1차 치료제로서 보험급여를 적용시키고 있다.
이는 '키트루다'가 높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임상 추적관찰 결과에서 '키트루다'는 1차 치료에서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키트루다'는 다른 약물치료 경험이 없는 폐암환자들에게 1차로 단독투여한 결과, 5년 전체 생존율 23.2%를 기록했다. 반면 약물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생존율은 15.5%로 줄었다. 기존 다른 항암제(화학요법)의 5년 생존율 5~6%에 비해 4배 이상 효과가 개선된 것이다.

병용요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키트루다'는 화학요법과 병용투여한 결과 객관적반응률(ORR) 46.9%를 기록해 화학요법 단독투여군 28.6%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우리나라에선 '키트루다'가 아직 2차 약으로, 기존 항암제 치료를 먼저 받은 뒤 효과가 없거나 병이 진행될 경우 처방될 때만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기존 항암제가 부작용이 크더라도 위험부담을 그대로 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폐암말기 환자 4명 중 1명은 2차 치료를 받기 전에 숨지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1차 치료의 중요성이 크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는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폐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병용·단독 투여시 환자들의 반응률, 생존률, 생존기간 향상이 확인됐다"며 "신속히 면역항암제 1차치료 급여를 적용해 폐암 환자들이 부담없이 치료받을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MSD 관계자는 “지난 해 회사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폐암 1차 단독 및 병용요법은 임상적 유용성 뿐 아니라, 비용효과성 연구를 통해 모두 효과적인 치료제임을 입증했다”며 “환자들이 오랜시간 기다려 온 만큼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모두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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