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아뿔싸 손흥민 오른팔 골절…모리뉴는 낙담, 벤투도 답답

3월 A매치 출전 어려워… 대표팀도 플랜B 준비해야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02-19 14:45 송고
손흥민이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토트넘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 AFP=뉴스1
손흥민이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토트넘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 AFP=뉴스1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 입장에서는 설상가상, 엎친 데 겹친 격이다. 해리 케인이라는 간판 스트라이커를 대신해 대들보 역할을 해주던 손흥민이 팔 골절 부상을 입었다. '차'가 빠진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주던 '포'도 없이 이제 판을 이끌어야한다.

케인이 빠졌을 때 "스트라이커 케인 없이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라면서 "큰 손실이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우리는 다른 것을 시도해야한다"는 말로 주어진 여건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던 모리뉴 감독이지만, 다시 겹쳐진 불운에는 한숨이 나올 법하다.

토트넘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지난 아스톤빌라전에서 오른팔 골절상을 입었고 이번 주 수술대에 오른다"며 "수술이 끝나면 몇 주간 재활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손흥민은 지난 17일 아스톤 빌라와의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프로데뷔 첫 5경기 연속골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개인통산 EPL 통산 50, 51호골을 잇따라 터뜨리면서 아시아 선수 최초 EPL 50골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그리고 팀 순위도 5위까지 끌어올렸다.  

그 화려함 뒤에 어둠이 깔려 있었다. 손흥민은 당시 경기 초반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 에즈리 콘사와 충돌한 뒤 오른손으로 땅을 짚는 과정에서 팔을 다쳤다. 전반 종료 직후 팀 닥터에게 오른쪽 팔에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후반전 아무렇지 않게 뛰었고 또 경기 막판 결승골까지 넣었는데, 이 악물고 참았던 셈이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다. 현재 손흥민의 팀 내 비중은 절대적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18일 손흥민을 EPL 26라운드 베스트11 공격수로 선정하며 "케인의 부상 이후 토트넘의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면서 "(골잡이 역할을 해야한다는)강한 압박을 받을 상황이지만 그런 요구에 훌륭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손흥민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하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가오는 일정이 좋지 않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라이프치히(독일)와의 홈경기에 이어 22일에는 정규리그 4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첼시와 정면충돌한다. 괴로운 모리뉴 감독이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입장에서도 생각지 못한 악재가 발생했다.

팔골상으로 손흥민의 3월 A매치 출전은 어려워졌다. 벤투 감독에게도 큰 고민이 생겼다. © News1 허경 기자
팔골상으로 손흥민의 3월 A매치 출전은 어려워졌다. 벤투 감독에게도 큰 고민이 생겼다. © News1 허경 기자

손흥민은 자타가 공인하는 벤투호의 에이스이다. 토트넘의 손흥민보다도 한국대표팀 손흥민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아무리 빡빡한 일정 속에 있더라도 꼬박꼬박 그를 호출했고 경기에 투입했다. 벤투 감독은 "감독이라면 가장 좋은 선수를 쓰고 싶은 게 당연한 심정"이라는 말로 빼놓을 수 없는 카드라는 뜻을 누누이 밝혀 왔다.

그러나 이제 한동안 강제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카드가 됐다. 토트넘처럼, 대표팀도 곧 중요한 일정을 맞이하기에 더 아쉬움이 남는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3월2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5차전을 갖는다. H조에 속한 한국은 지난해 4경기를 치르면서 2승2무 승점 8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1위가 투르크메니스탄이다. 한국보다 1경기를 더 소화한 투르크메니스탄이 3승2패 승점 9점으로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팀이 승패를 걱정할만큼의 전력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북한, 레바논(이상 0-0)전 졸전을 씻기 위해, 2020년 첫 A매치를 산뜻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최상의 전력을 꾸려야하는데 누수가 불가피해졌다. 곧바로 3월31일에는 지독한 밀집수비가 예상되는 스리랑카와의 원정경기가 이어진다. 공격의 핵이 없는 상태로 또 다시 가시밭길을 뚫어내야 한다.

손흥민의 위치와 역할 그리고 파트너에 대한 고민과 실험은 많았으나 '손흥민이 없을 때'에 대한 준비는 거의 없었던 벤투호다. 답답한 상황이지만 부상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수준 높지 않은 팀과의 경기에서 플랜B를 점검한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lastuncl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