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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극우 논객 "아베, 코로나 대응 문재인정부서 배워라"

"중국과 접촉이 훨씬 많은 한국이 일본보다 확진자가 더 적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0-02-18 14:15 송고 | 2020-02-18 16:31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AFP=뉴스1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AFP=뉴스1

일본의 극우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이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대응을 잘하고 있다면서, 아베 신조 일본 정부가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게재했다. 
구로다 가쓰히로(黒田勝弘) 산케이신문 서울주재 객원 논설위원은 17일 '모든 재난은 인재(人災)'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일본보다 중국과의 접촉이 훨씬 많은 한국이 지금까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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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구로다 논설위원이 일본의 대표 극우 혐한 언론인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35년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지내면서 위안부와 독도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왔다. 지난해 한일 관계가 악화됐을 땐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보기 흉하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하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구로다 위원은 한국이 일본보다 더 잘 대처하고 있는 이유로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들었다.
그는 "한국은 메르스 때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민관 모두 대대적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TV와 신문 등 언론은 연일 보도의 절반 이상을 할애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모든 지하철과 버스, 엘리베이터와 거리마다 예방 행동수칙이 부착돼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지하철에서 승객의 80~90%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 마스크를 싫어하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비국민'(매국노)로 내몰릴 정도로 차갑다고 했다. 

구로다 위원의 지적대로 한국은 일본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확진자가 30명(칼럼 게재일인 17일 기준)인 반면, 일본은 17배 수준인 520명에 달하는 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구로다 위원은 이를 남북 분단 상황 및 군사 정권 경험과 연결시켜, 북한의 침략 위험이 높아졌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 장관을 포함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모두 노란색 방재 재킷 차림으로 등장해 비상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구로다 위원은 이와 관련해 "방역은 군사 작전과 같다. 전력을 대량 투입해 속전속결로 봉쇄해야 한다. 일본은 병력을 조금씩 투입해 대응에 실패하고 있다"는 군 출신 인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구로다 위원은 또 이번 사태를 한국 사회의 정치 풍토와 연관짓기도 했다. 한국인에게는 '모든 재난은 인재'라는 생각이 있고, 인재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라고 본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기상 이변이나 전염병을 비롯한 극심한 자연재해가 닥치면 임금(지도자)의 덕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구체적인 예로 세월호를 언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몰락이 세월호에서 시작됐듯 한국에서 대형 재난은 으레 정치적 책임으로 이어진다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해야 한다는 정치적 절박감이 대응을 잘하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로다 위원은 끝으로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면서 "일본에서도 민주당 정권의 몰락은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계기가 됐다. 아베 정권이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배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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