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대통령 오시고 방역 했다지만…" 남대문 상인 방역 아쉬워

전체 방역은 '아직'…앞선 방역도 "형식상 건성 느낌"
상인회 "기기 주면 약품 사 수시로" 시 "자치구 소관"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20-02-16 07:00 송고 | 2020-02-17 15:31 최종수정
5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방역봉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5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방역봉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가셨고, 식사도 시장에서 하셨다고요? 좋은 일 좀 있으면 좋겠네요. 시장 소독·방역도 좀 더 해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질병관리본부(질본)와 서울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동선을 공개한 뒤 침체됐던 남대문시장에서 한 상인은 13일 오후 이렇게 말했다.

13일 오후 찾은 남대문시장의 유동인구는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거리 상점은 대부분 문을 열었으나 각 상가 2층 이상으로 올라가자 군데군데 문을 닫은 점포도 있었다.

상인들은 "오후 늦게 문을 여는 경우도 있으나 중국 등 수출물량이 크게 떨어져서 일주일 중 하루쯤 쉬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좀 회복됐느냐'는 질문에 가판에서 모자를 파는 상점 직원은 "아직 별로…"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12일 시장을 찾아 상인을 격려하고, 국민에게 '일상 속 경제생활' 활성화를 당부했다. 그러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많은 상인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 상인은 "(시장 내) 음식점 등은 여전히 문을 닫고 있거나 잘 안되는 곳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한 칼국숫집은 전날까지 임시 휴업을 했다가 이날(13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점심시간에도 테이블 빈 자리는 절반 가까이 됐다.

특히 상인들은 방역·소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12번 확진자인 중국인 A씨(48)가 지난달 20일 시장을 다녀간 게 이달 2일 알려진 뒤 한국방역협회 등이 시장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일부 상가는 약품을 투여했으나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동복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50대 A씨는 방역에 대해 "지나가면서 문 바깥쪽 손잡이를 닦는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일부 점포가 '안쪽까지 닦아달라'고 요청하면 조금 더 세심하게 작업을 하긴 했으나 "상징적으로 하는 차원으로 보였다"는 게 A씨 주장이다.

또 다른 상가에서 인테리어 소품 업체를 운영하는 30대 B씨도 "방역을 건성으로 하고 간 느낌"이라며 "상가 내부 통로에 방역업체 직원이 들어왔으나 큰 통로 위주로만 실시했고, 작은 통로 등은 따로 요청하지 않는 한 그냥 지나쳐 갔다"고 토로했다.

상인회 측도 방역 미흡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남대문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상가 전체 방역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남대문시장은 아동복상가와 수입상가, 종합상가, 액세서리 상가, 꽃도매상가 등 30여개 상가로 이뤄져 있는데 전체 방역은 이뤄진 적 없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방역용 기기를 서울시에서 지원해줄 경우 약품을 상인회에서 구입, 시시때때로 방역하려고 시에 (기기 구입을) 요청해 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남대문시장 방역작업은 앞서 지난 4일 시장 상인회와 사전협의해 8시간에 걸쳐 상인회가 원하는 지역,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뉴스1 취재 이튿날인) 14일 방역물품인 분무기와 리필용 소독제 2500개를 배부해 시장 방역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인한 민생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는 것을 감안한 현장방문이다. (청와대 제공) 2020.2.12/뉴스1 © News1  DB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인한 민생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는 것을 감안한 현장방문이다. (청와대 제공) 2020.2.12/뉴스1 © News1  DB



ac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