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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경찰 댓글공작' 조현오 前청장 1심 징역2년…"직권남용"(종합)

"경찰관들에 의무없는 일 하게해"…보석됐다 재수감
'직권남용 혐의' 서천호 전 국정원 차장은 집행유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2020-02-14 16:29 송고 | 2020-02-14 17:23 최종수정
이명박 정부시절 경찰의 온라인 여론조작을 지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2020.2.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지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 전 경찰청장(65)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재수감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1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보석을 허가받은 조 전 청장은 이날 선고로 다시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기 위해서 (댓글 작업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 댓글 작업은) 국책 사업, 국정 등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홍보하거나, 야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할 뿐"이라며 "조 전 청장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지속적해서 여론 대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들에게 우회 아이피(VPN), 차명 아이디 등을 사용해 경찰, 정부에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며 "일부 경찰관들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진술했으며, 이는 국민들의 의사 표현을 침해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의 여론 조성에 대응 한 것은 경찰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경찰이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일반인인 것처럼 글을 작성하고, 정부 정책, 경찰에 비판적인 언론보도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것은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한다"며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선고가 끝난 후 발언 기회를 얻은 조 전 청장은 "단 한번도 정부정책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으며, 반값등록금에 대해서는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심경으로 '오죽하면 뛰쳐나왔겠느냐'고도 했다"며 "법정에서 (저에 대해 유리하게) 증언을 한 사람이 많은데 한 사람의 증언으로 (제가) 유죄로 인정됐다"고 말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당시 정부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경찰청 보안국과 정보국 소속 경찰관을 동원해 온라인에서 댓글을 달게 하며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윗선 지시를 받은 정보경찰관들은 가족 등 타인계정을 이용해 민간인 행세를 하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천안함 사건, 구제역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과 관련해 정부를 옹호하는 댓글 3만3000여건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59)에게는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철준 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55)에게는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서 전 차장 역시 '희망버스' 시위 당시 경찰을 동원해 온라인 여론조작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희망버스는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버스에 타서 사측의 해고에 반대하는 형식의 집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상명하복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지위체계를 이용해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저해해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크게 저버려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다만 오랜 기간 국가를 위해 일한 사정과 나이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