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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경파를 외교수장으로…김정은 '정면돌파' 인사스타일

"美 장기전 불사하겠다는 김정은 결의 담긴 독특한 인사"
태영호 "김정은 불안심리 작용했을 가능성"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2020-01-20 17:18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북측 수행원 리용호 외무상과 악수 하고 있다.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북측 수행원 리용호 외무상과 악수 하고 있다.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북한의 신임 외무상에 군부 출신 강경파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임명됐다고 알려진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경한 '정면돌파'식 인사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인사가 실제로 단행됐다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미국과의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결의가 담긴 독특한 인사라는 견해도 나온다. 

북한은 최근 외무상을 리용호에서 리선권 위원장으로 교체하고, 북한 주재 외국대사관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이상의 외교관 경력을 보유했던 리 외무상과는 달리 리선권 전 위원장은 대남기구 조평통을 이끌어 온 대남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미국과의 협상 경험이 전무한 리선권을 외무상에 임명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연연하기보다 '정면돌파'로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리선권을 발탁한 것을 두고 정치적 판단이 예외적으로 크게 작용한 케이스라는 관측이다. 전략적인 인사 단행이 아니라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정치적 성격의 인사라는 설명이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는 통화에서 "(북한이) 전선을 강화하고 장기전에 들어가겠다는 취지로 정면대결전을 선언했는데, (여기에다) 외교수장으로서 리선권을 발탁함으로 미국에게 제재와 자력갱생이라는 조미대결 구도를 압축해놨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장 미국에게 '호락호락하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차원이 아닌가 싶다"며 "강경인사를 앉힘으로서 '정면돌파'하겠다, '대화도 외교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기존의 8년간 김정은의 인사스타일에서도 예외적인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은 인사에서 전문성의 영역을 인증해주고 그 안에서 승진하는 코스로 갔는데 지금 이것은 정무적 판단이 개입됐기에 가능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인사패턴에서도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대미 강경파인 김영철이 지난해 2월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의 책임을 지고 대미 협상 라인에서 밀려났었던 인사와 비교했을 때도 리선권의 발탁은 파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통화에서 "김영철과 리선권 모두 군부 출신의 강경파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김영철은 남북미가 모두 (대화를 하던 시기였고) 성과를 내니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켰다"며 "(그런데 현재는) 한국과 북한이 대화가 없는 상황에서 외교 경험이 없고 (대남통인) 리선권을 발탁한 것은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불안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착상황에서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즉흥적인 결단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미북협상에서 돌파구가 열리지 않으니 '사령탑이라도 바꾸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김정은의 막연한 기대감과 즉흥적인 결심의 결과로 보인다"며 "그 어떤 국면전환으로 보는 것과 같은 확대해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일이 뜻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인사교체를 단행하는 스타일이라며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의 경우 집권 8년동안 4차례 인사 이동을 했고, 군 총참모장이나 무력부장은 1년 이상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이같은 김 위원장의 인사스타일로 볼 때,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시한부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한 불안감이 커져 리용호 외무상에게 화풀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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