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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그랬듯…결전 앞두고 '추운 조국'을 찾은 박항서호

내년 1월 AFC U-23챔피언십 앞둔 베트남, 통영에서 전훈

(부산=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12-15 17:43 송고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14일 오전 U-23대표팀과 함께 김해국제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2019.12.14./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지난해 10월17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앞서 8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을 4강까지 진출시킨 박항서 감독은 그야말로 금의환향 분위기로 조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당시의 귀국 목적이 꽃목걸이를 걸고 사진을 찍기 위함은 아니었다.

입국한 베트남 대표팀은 곧바로 파주NFC로 이동해 여장을 풀고 훈련에 돌입했다. 그 훈련은 10월30일까지 진행됐다. 얼추 2주간의 전지훈련을 한 셈이다.

베트남이 한국까지 건너와 전지훈련을 실시했던 이유는 그해 11월 개막하는 스즈키컵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스즈키컵은 1996년부터 시작,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축구 대회로, 베트남이 정상에 오른 것은 2008년 단 한 번에 그친다. 베트남이 박항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했다.

당시 박 감독은 "처음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할 때 가장 강조한 것이 스즈키컵이다. 부담도 많이 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면서 "한국 전지훈련 동안 치를 연습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강팀에 적응하고 동기부여를 받길 바란다"고 기대와 목표를 전했다. 결과적으로 박항서 감독의 조국에서 '기'를 받은 베트남은 스즈키컵에서 우승, 10년 묵은 한을 풀었다.

당시를 떠올리는 것일까.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팀(U-22)이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19년 12월14일 다시 한국 땅을 찾았다. 이번에도 배경은 여러모로 비슷하다.

박 감독은 최근에 끝난 동남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대표팀의 금메달을 견인했다. 베트남이 SEA게임 남자축구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무려 60년 만의 일이다. 또 다시 금의환향이었는데, 박 감독은 입국장에서만 환하게 웃은 뒤 곧바로 통영으로 향했다.

SEA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U-22 축구대표팀과 함께 귀국한 박항서 감독은 오는 22일까지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파주보다는 기온이 높은 남쪽 통영이지만 그래도 추운 것은 매한가지. 따뜻한 나라 베트남의 축구대표팀이 굳이 겨울에 한국을 찾는 것은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 선택이다.

일단 겉으로 드러난 목적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 대회는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려 있는 아시아 최종예선 성격의 대회다. 아직까지 올림픽 무대에 서 본 적 없는 베트남 축구다. '역사 창조자' 박항서 감독과 함께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리고 있다.

일단 이번 통영 전지훈련은 '훈련'에 방점이 찍힌 일정이라기보다는 '환기'를 통해 다가올 실전에 쏟아낼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인상이 강하다. 체력적, 전술적 훈련은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간 뒤 실시할 예정이다.

실제 박항서 감독 측 관계자는 "베트남 전체의 관심이 쏟아지던 SEA게임을 치르면서 박항서 감독이나 선수들 모두 지친 것이 사실이다. 우승의 기쁨 때문에 느끼지 못하고는 있으나 체력도 떨어졌다"면서 "한국에서의 약 일주일 동안은 선수들의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귀띔했다.

결국은 한 템포 숨을 고르고 다음 결전에 임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일정이다.

연이은 승승장구에 기쁨도 가득하겠으나 그와 비례해 커지는 기대의 시선에 박 감독의 부담이 커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년 전 파주에서의 충전이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어졌듯, 이번에도 박 감독의 조국 땅은 좋은 '기'를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전해줄 수 있을까.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