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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소상공인 위한 스타트업처럼 포장하더니"…자영업자 '한숨'(종합)

"수수료 담합·투자금 회수 위한 배달료 인상 등 우려" 한목소리
치킨처럼 독과점으로 인한 배달 수수료 인상, 결국 소비자에 전가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김정현 기자 | 2019-12-15 12:35 송고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위 사업자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배달앱 시장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 News1 이재명 기자

"마치 배달의민족이 소상공인을 위한 스타트업처럼 외부에 보였는데 결국엔 외국계 기업에게 먹힌다고요. 과연 지금까지의 포장이 결국 회사를 부풀려서 소수가 이득을 보는 것이었나요?"(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독일 기업이) 5조 가까이 투자했다는데 그 금액 어디서 회수하겠나? 무조건 수수료 올리겠죠."(일본식 술집 운영하는 30대 자영업자 심모씨)

"배달 라이더 지각하면 욕먹는 건 결국 점주고요, 수수료만 떼는 게 아니라 배달비 이벤트, 리뷰 이벤트 등 다 합치면 지금도 배민으로 얻는 가게 매출 중에 거의 30% 가량이 배민에게 돌아가는데 배민이랑 요기요가 합친다고요?"(백반가게 운영하는 40대 조모씨) 

국내 1,2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요기요의 합병 소식에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한숨이다. 가뜩이나 배달앱 시장이 3개 업체의 독과점 구조인데 '주인'이 독일 기업으로 같아지면 경쟁이 사라질 것이고 수수료 인상 등 독과점 횡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다.

앞서 지난 13일 국내 배달 서비스 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배달 서비스 앱 2위인 '요기요'와 3위인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회사를 4조7500억 원에 매각하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양사는 합병 이후에도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을 독자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 합병 소식에 수수료 담합·투자금 회수 위한 배달료 인상 등 우려


몇 년 전만해도 배달앱 서비스는 생소했다. 하지만 1위 배민을 필두로 배달앱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영업자들은 기존에 없던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떠안게 됐다. 그 사이 소비자들은 편리한 배달앱에 익숙해져 배달앱을 통하진 않고는 영업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냈다. 그런데 1,2위간 한식구가 되면 독과점에 자영업자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게 불 보듯 뻔하다는 하소연이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이번 합병에 대해 "완전한 독점으로 가는 길"이라며 "보통 배달수수료 인하 등 가맹점주를 위한 정책이 경쟁구도 덕에 이뤄져왔는데 이제는 한 회사가 사실상 독점하면 수수료 담합 같은 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독과점이 되면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며 "여러 곳이 경쟁하지 않고 건전할 발전이 안되면 독점의 피해가 100% 나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직접 만난 자영업자들도 독과점 구조가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가장 걱정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조모씨(45)는 "이 쪽 동네는 홀 손님은 계속 줄고 있어 배달 주문이 필수라 배민을 통해 배달을 시작한지 4~5년쯤 됐다"며 "전에 타 업체에서는 배민을 쓰면서 불편한 점 개선해준다고 영업을 하기도 했는데, 독점되면 이런 행사나 수수료 할인도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배달앱이 늘면서 점점 홀 손님이 줄어들어 배달주문이 필수가 됐다"며 "그런데 배민과 요기요가 합친다면 아주 큰일이다"고 우려했다.

조씨는 "배달팁이라고 고객들에게 배달비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는데 업주가 다 부담한다. 리뷰 이벤트도 있다. 그런것 다 합치면 배민으로 얻는 가게 매출 중 28.6%가 배민에 돌아간다"며 "지금도 몇개 안되는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는데 독일 회사에서 다 운영하면 사실상 독점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월부터 초밥 배달도 시작한 일본식 술집을 운영하는 심모씨(32)도 "독일 회사가 5조원 가까이 투자한 거 어디서 회수하겠나, 배달 수수료는 무조건 오를 것"이라며 "경쟁 상황이면 다른 업체 눈치라도 보지, 독점하면 그런 것도 없어지리라 본다"고 지적했다.

심씨는 "요기요 배달 수수료가 12.5%로 좀 더 높은데 배민은 관리비가 더 많이 나가서 비용 자체는 비슷한 상황"이라며 "홀만 운영하기에는 매출이 많이 나지 않아 앞으로도 배달은 계속해야할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양사 합병 이전에도 국내 배달 앱 시장은 배민과 요기요가 과점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배민과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6%와 34%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미 딜리버리히어로가 인수한 배달통의 점유율 10%까지 합하면 사실상 한개 기업이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점 운영하는 셈이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김봉진 창업주가 세운 1위 배민이 시장 경쟁을 선도하는 구도였고 1,2위 업체간 경쟁 심화로 △중계수수료인하 △배달기사 배차 확대 등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주를 위한 대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왔다.

◇"치킨처럼 독과점으로 인한 배달 수수료 인상, 결국 소비자에 전가"

독점 구도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앞 다퉈 치킨값을 인상하고, 배달료를 받기 시작한 것은 배달앱 수수료 영향이 컸다. 소비자들이 배달앱으로 치킨을 주문하는 양이 많아지면서, 배달앱 중개수수료 부담이 커진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치킨 값을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배달 앱 수수료 인상은 '원가 인상'이니 소상공인들 입장에선 손해를 볼 수는 없고, 음식 값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치킨도 그랬던 것처럼, 독과점으로 인한 배달 수수료 인상이 결과적으로 소비자 피해로 전가될 개연성은 충분하다"

또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를 따로 운영한다고 해도 결국 하나의 기업에서 하는데 (독립 운영도) 형식적인 것 아니냐"며 "여러 곳이 경쟁하지 않고 건전한 발전이 없는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나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2bric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