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왼쪽)이 17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
회의 시작 전부터 회담장 앞에는 한일 국방장관의 모습을 화면에 담고 멘트를 받기 위해 양국 취재진들이 장사진을 쳤다. 태국 현지 보안요원들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였다.
다소 긴장되는 분위기 속 정 장관은 회의 시작 약 5분 전 정석환 국방정책실장 등과 회담장에 입장했고 고노 방위상은 10시5분께 회의장에 입장했다.
입장시 정 장관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지만 "양측의 긍정적인 기류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반면 고노 방위상의 경우 "지소미아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냐"라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하지 않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그의 표정에서 경색된 한일관계가 느껴졌다.
양 장관은 모두 발언 전 각자 자신의 컵에 물을 따라 마셨으며 굳은 표정으로 약 5초 간 악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고노 방위상은 외무상으로 활약을 하며 우리 언론에 많이 알려져 있다. 굉장히 친근감이 있다"며 "일본은 한국과 가장 강한 우방으로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관계가 침체돼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이 함께 협력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노 외무상은 "취임 이후 처음 정 장관과 회담해 기쁘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등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아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상황에서 일한, 일한미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한 사이에는 여러 과제들이 발생하며 양국 관계가 상당히 어려운데 앞으로 북한 정세 등 양국 간 교류협력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회담은 당초 10시부터 30분 간 예정돼 있었으나 현재 예정보다 15분 정도를 넘겨 진행됐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한일 국방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
구체적으로 일본에선 지소미아를 계속 유지해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국에선 일측의 수출 규제와 관련한 입장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대응했다.
정 장관은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들이 있으니 잘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일측에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소미아 종료 전까지 일본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소리 내어 웃으며 "현재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지소미아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이후 한일 국방장관간 첫 만남이 이뤄지면서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결국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만을 한 채 약 40분 간의 만남은 종료됐다.
한편 일측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에 지난해 12월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레이더 조사(照射)·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 논란과 관련해 우리측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정 장관은 전했다.
이에 정 장관은 추적 레이더가 아니라 탐색 레이더를 조사했으며 일본의 저공 위협 비행이 더욱 문제였다고 일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17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 태국 방콕의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 내 회담장. 한일 취재진과 태국 현지 보안요원들이 뒤엉켜 있고 이들의 뒤로 일장기 옆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의 모습이 보인다.© 뉴스1 문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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