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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 절반이 15년 넘었다는데…정비사가 말하는 진실

중구본 전문가들이 밝힌 소방헬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남양주=뉴스1) 이재상 기자 | 2019-11-09 09:00 송고 | 2019-11-09 13:10 최종수정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에어버스사 AS-365N2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제가 항상 생명을 담보로 타는 헬기입니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중구본)의 항공1팀 최철완 정비실장은 소방헬기에 대한 점검 시스템을 묻자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지난달 31일 독도에서 발생한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인해 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사고가 난 헬기가 자주 점검을 받았던 것을 지적하며 "문제가 있었는데 무리해서 운행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오해라고 중구본은 강조했다. 소방헬기는 흔히 생각하는 자동차 점검과 개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정기검진 외에 문제가 발생하면 카센터나 수리를 받으러 가야 하지만 헬기는 출동 전, 출동 중, 출동 후에 각각 세부적인 점검을 받아야 한다. 시기별, 주행별로 체크를 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운행 자체를 할 수 없다.

◇ 정비를 자주하면 문제가 있다? 헬기점검에 대한 오해

지난 6일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만난 22년차의 소방헬기 정비전문가 최철완 정비실장은 "일반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있어서 검진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정비실장은 "부품만 해도 20만개가 넘는다. 그만큼 체크해야할 것이 많지만 임의로 정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매뉴얼을 따른다. 제조사에서 직접 와서 체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중구본의 경우 에어버스사에서 직접 나온 외국인 정비사가 EC-225 헬기를 점검하고 있었다. 이 기종은 최근 사고로 추락한 것과 같은 헬기로 이달 말까지 정기점검을 진행 중이다.

에어버스사 관계자가 중구본에서 EC225를 체크하고 있다. © 뉴스1

김민수 기장은 "정비점검은 제작사의 교본을 따르지만, 그렇다고 제작회사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공통의 공인된 범위 내에서 점검한다. 함부로 제작사나 운용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김민수 기장은 정비점검의 의미에 대해 "반드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단순히 제작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유럽항공안전국의 통제를, 미연방항공안전국의 통제를 받는다. 만약 '조금 더 운영해도 괜찮지 않을까'란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가령 '15시간 내에 A를 일제 점검해라', '100시간 내에 B를 모두 교환하라'는 오더가 내려오면 잘 굴러가던 부품도 바로 중지하고 따라야 한다. 국토교통부에서 주기적으로 와서 점검을 하고, 하나라도 잘못된 사항이 있다면 담당자는 전문가 자격증을 박탈당한다.

◇ 20년 넘은 '노후헬기'아닌 '장기운용 헬기'라고 표현하는 이유

현재 소방당국에서 보유한 헬기는 총 30대다. 이 중에는 20년 이상이 9대, 15~20년 된 기종이 6대다. 절반 이상의 헬기가 15년 이상인 셈이다.

김태현 운항실장은 일부에서 지적하는 '노후헬기'란 표현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20년이 넘었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라며 "육군의 경우 헬기 600여대가 있는데 노후헬기란 표현을 쓰지 않고 '장기운용 헬기'라고 한다. 수시로 점검하기 때문에 겉은 오래됐어도 내부는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1960년대에 만들어진 헬기라고 할지라도 정비하고 부품을 교체하면 겉에 기골 외에는 안에는 새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중앙119구조본부에 자리하고 있는 EC-225(에어버스사)의 모습. 현재 11월말까지 정기 검진 중이다. © 뉴스1

김민수 기장도 "헬기의 규정 수명은 없다"라며 "미군의 경우 30년 전 헬기를 완전히 분해해서 비파괴 검사 등을 거쳐 문제가 없으면 새로운 전자장비와 붙여서 0시간 된 제품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오래된 헬기의 경우 정비나 부품 조달에도 큰 문제가 따르진 않는다. 최철완 실장은 "부품 조달은 제작회사에 직접 연락해서 수령을 하고, 패킹 등 기본적인 소모품은 예비품으로 미리 챙겨놓는 편"이라고 했다.

또 만약 A헬기에서 사고가 났다면 고장이 나든 안나든 제작사에서 모든 부품을 교체하라는 지시가 온다. 문제가 없는 부품도 마찬가지다. 이는 세계적으로 적용하는 공통 규정에 따른 것이다.

김민수 기장은 2016년 4월 노르웨이 대형 추락사고의 예를 들었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고가 났던 헬기를 들여온다고 하면 걱정을 하는데, 그 부품은 이미 다 없어지고 동일 시리얼 넘버는 사라졌다. 충분한 검증을 통해 안정성이 확인된 것이 장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철완 정비실장은 "무엇보다 제가 직접 타는 헬기이기 때문에 절대 허투루 할 수 없다"라며 "항상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정비사도 소방헬기가 출동할 때 동승해야 한다. 소방헬기는 5인 1조로 운영되는데 조종사 2명, 구조대원 2명, 정비사 1명 등 총 5명이다.

김태현 운항실장은 "모든 직원들이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 하나로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며 "그러한 자부심이 있기에 힘들어도 버틸 수 있다"고 미소 지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