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통산 121골' 손흥민, 차붐과 나란히…'꿈의 무대'에서 꿈이 이루어졌다

즈베즈다전 멀티골 폭발…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타이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10-23 05:56 송고 | 2019-10-23 08:07 최종수정
손흥민이 UCL 즈베즈다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유럽무대 통산 121호골을 작성, 차범근 감독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AFP=뉴스1
손흥민이 UCL 즈베즈다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유럽무대 통산 121호골을 작성, 차범근 감독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AFP=뉴스1

현재의 축구팬들이야 동시대를 살면서 눈으로 직접 활약상을 보고 있는 손흥민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은 박수를 보다 많이 보내고 있지만, 과거 유럽무대를 호령한 '차붐'의 플레이를 알고 있는 이들은 '아직은 비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유럽 전체를 호령했던 퍼포먼스, 유럽 전체에서도 대단한 기록을 남긴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발자취는 따라잡기 힘들다는 견해가 많았다. 누군가는 "사실 한국인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정표를 남긴 것"이라며 차범근 감독의 위업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게 꿈처럼 느껴지던 그 지점에 손흥민이 도착했다. 적어도 득점 기록만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토트넘이 2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최근 7경기에서 1승2무4패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던 토트넘은 즈베즈다전 대승과 함께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주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의 주역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16분, 라멜라가 즈베즈다 진영 오른쪽에서 시도한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지난 2일 홈에서 펼쳐진 바이에른 뮌헨과의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기록한 바 있던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전반 종료 직전 역습상황에서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멀티골까지 성공시켰다. 패스를 받아내는 정확한 터치도 좋았고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좁은 공간을 통과시킨 침착한 슈팅도 일품이었다. 이 득점은 사실상 승패를 가르는 쐐기골이었다. 동시에 손흥민의 대기록이 작성되던 순간이기도 했다.

즈베즈다와의 경기 전까지 유럽무대 개인통산 119골을 작성 중이던 손흥민은 단숨에 2골을 추가하면서 121골을 기록, 차범근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 유럽 최다골과 동률을 이뤘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던 꿈의 고지였는데, 손흥민이 '꿈의 무대'라 불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현실로 만들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손흥민은 2010년 10월30일 쾰른을 상대로 1호골을 기록했다. 이후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세 시즌 동안 20골을 넣었다. 2012-13시즌에는 12골을 기록,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득점포는 팀을 바꿔서도 이어졌다. 2013-14시즌을 앞두고 보다 큰 클럽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첫 시즌 12골을 넣었다. 이듬해에는 유럽대항전에서의 5골을 포함해 17골에 성공, 두 시즌 동안 29골을 만들어냈다. 함부르크 시절보다 더 향상된 득점포를 자랑한 손흥민은 결국 토트넘의 러브콜을 받고 '축구종가'에 입성하게 된다.

2015년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첫 시즌 8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토트넘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적응을 마친 손흥민은 2016-17시즌 무려 21골을 작성,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을 터뜨렸다.

이때 이미 차범근 감독의 기록 하나를 넘어섰다. 지금껏 한국인 유럽파가 단일 시즌에 기록한 최다득점은 1985-86시즌 차범근 전 감독의 19골이었는데 손흥민이 경신했다.

이어 2017-18시즌 18골 그리고 지난 시즌 20골을 추가하면서 차붐의 기록에 성큼성큼 다가갔던 손흥민은 2019-20시즌 기어이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즈베즈다전에서 손흥민은 승패가 갈린 후반 22분 벤치의 배려로 일찌감치 필드를 빠져나왔다. 당연히 팬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는데,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던 순간이었다. 이제 새 기록 작성은 시간문제다. 손흥민의 현역 생활도 아직 한참 남았다. 지금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새로운 전설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lastuncl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