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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장관 튀는 행보 '따가운 시선'…정부도 '선 긋기'

"기후변화 섹시하게" 등 알맹이 없는 화법으로 논란
日정부 "'섹시' 5년간 용례 없어…번역 어렵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9-10-15 17:39 송고 | 2019-10-15 19:54 최종수정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 © AFP=뉴스1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 © AFP=뉴스1

유력한 차기 총리 주자로 꼽히며 최근 입각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환경상이 취임 이후 '튀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야권은 물론 여당과 정부로부터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15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취임 1개월여 만에 국제회의에서의 부적절한 발언, 유체이탈식 화법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집중 난타를 당하고 있다. 

30대 신진기수 고이즈미(38) 환경상은 지난달 11일 개각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사였다. 젊은 정치에 대한 기대감과 과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 대한 비판적 태도 등으로 아베 정권에 변화를 일으킬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진 건 지난달 22일 유엔총회 때부터였다. "기후변화 같은 큰 문제는 즐겁고 멋지게,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 추가 설명은 필요없다"고 발언하면서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줄이겠다"고 했을 뿐 어떻게라는 추가 질문엔 답하지 못했다. 당시 미국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스테이크를 먹은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단체들은 육식을 온실가스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고이즈미 환경상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 기대감을 드러냈던 일본 정부도 선을 긋는 모습이다. '섹시' 발언에 대해 이날 일본 정부는 "최근 5년간 장관이 기자회견 등에서 '섹시'란 단어를 사용해 정책을 평가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답변서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그러면서 "'섹시'의 사전적 의미는 '매력적'이란 것이지만 (고이즈미 장관의 발언을) 정확히 번역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도 진의를 해석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고이즈미 환경상의 화법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취임 이튿날 후쿠시마현을 방문해서는 오염토 관련 질문에 "30년 후면 나는 몇 살일까. 30년 후에 내가 건강하다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말씀드릴 수 있는 정치가라고 생각한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20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한국 등에서 우려가 나온다는 기자의 질문에 "후쿠시마 어민이 요즘 (고급 생선인) 눈볼대가 잡힌다고 하길래 '다음에 같이 먹자'고 했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오염수 비판에 대한 대처 방안을 물었지 눈볼대 얘기를 한 게 아니란 지적엔 "두 가지가 엮여 있다"고 답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을 하진 않았다. 

'포퓰리스트'란 비판도 높다. 구체적인 대안이나 명확한 정치적 입장 표명 없이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행보만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종전기념일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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