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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외교안보라인 '지한파'가 떠난다…이유는?

하야시 전 주벨기에 대사, 관방부장관보 내정
경색된 한일관계 대신 대북·대러 외교 집중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2019-09-22 18:11 송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 © AFP=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 © AFP=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가안보국(NSS) 국장에 이어 관방 부(副)장관보에도 자신의 측근을 기용하면서 이른바 '지한파'가 점점 내각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 대신 북한 및 러시아와 외교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아사히신문은 "외교를 담당하는 내각 관방 부장관보에 제1차 아베 정권에서 총리 비서관을 지냈던 하야시 하지메(林肇·60) 전 주벨기에 대사를 기용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관방 부장관보는 관방장관을 보좌하는 역할로 총 3명이 있으며, 정부 정책 입안과 조정을 담당하는 총리 관저 핵심 보직이다. 

신문에 따르면 하야시 전 대사는 외무성 출신으로 제2차 아베 정권에서 2014년 7월부터 2년 반 외교부 유럽국장을 지냈다. 하야시 전 대사는 외교안보정책 사령탑인 NSS 차장도 겸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시 전 대사는 외무성 유럽 국장을 지낼 당시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열도와 관련, 일본 정부 측 입장을 강경하게 드러낸 적이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NSS 국장에 자신의 측근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62) 내각정보관을 임명했다. 기타무라 정보관은 경찰청 출신으로 2011년부터 내각정보관을 맡아왔다.

기타무라 정보관은 북한 일본인 납치 문제 실무 협의에 참여하면서 아베 총리와 인연을 맺었다. 아베 총리가 기타무라 정보관을 주축으로 북한과의 접촉을 모색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외교안보 라인으로 이들을 기용한 데는 북한 일본인 납치 문제와 쿠릴열도를 둘러싼 러일 평화협정 등 현안에서 진전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또 신문은 기타무라 신임 NSS 국장이 제1차 아베 정권 당시 총리 비서관을 맡았었다고 밝히며 "제1차 정권 당시 비서관들은 정권 운영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결속이 단단하다. 아베 총리는 제2차 정권 출범 후에도 전 비서관들과 회식을 함께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베 내각에서 대표적 지한파로 분류됐던 가네하라 노부카쓰(兼原信克) 전 NSS 차장과 야치 쇼타로(谷内正太郎) 전 NSS 국장은 아베 총리 곁을 떠나게 됐다.

외무성 출신인 가네하라 전 차장은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역임한 인물. 2012년부터 관방 부관방보를 지냈고 2015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행사에 아베 총리와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안전보장법 개정에 팀장으로 참여했었다.

야치 전 국장은 2차 아베 내각에서 외교안보 분야 브레인 역할을 하며 각국과 협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2006년 일본이 독도 인근 수로 측량계획이나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등 주요 한일 협상에서 책임자로 나섰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자 일본 내에서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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