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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망자 10명 중 9명 경고신호 보내지만 무시당해

복지부, 지난해 자살실태조사 결과 발표…10명 중 1명은 '살고싶다'
서울 자살사망자 노원구가 가장 많아…마포대교서 많이 사망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19-09-22 12:00 송고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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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망자의 92.3%가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냈으나 이중 77.0%는 주변에서 경고신호라고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의해 '2018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살실태조사는 5년마다 실시되고 있으며 2018년 조사는 2013년에 이은 두 번째 조사다. 이번 조사는 자살에 대한 국민태도조사와 의료기관 방문 자살 시도자 실태조사로 진행됐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자살사망자의 특성을 분석해 자주 발생하는 위험요인(74개)을 추출하고, 연령별, 성별, 직업군별 자살경로 패턴도 제시했다. 

자살사망자의 92.3%가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으나, 이중 77.0%는 주변에서 경고신호라고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사망자 경고신호는 사망 3개월 이내의 근접 시점에 관찰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에 대한 조사 결과 유족의 19.0%는 심각한 우울상태로 파악됐으며 자살사건 발생 때 유족의 71.9%가 고인의 자살을 주변에 알리지 못한 대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 방문 자살 시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급실 내원 자살 시도자 중 36.5%가 자살 재시도자이며, 자살시도 때 52.6%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 자살 시도자 중 47.7%는 '자살을 시도할 때 죽고 싶었다'고 답했으나, 13.3%는 '죽고 싶지 않았다', 39.0%는 '죽거나 살거나 상관 없었다'고 응답해 삶에 대한 양가감정을 보여줬다.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사망자 1인당 평균 3.9개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이 자살 과정에서 순차적 혹은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사망자의 84.5%가 정신건강 관련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직업관련 스트레스는 68.0%, 경제적 문제와 가족관련 문제는 각각 54.4%가 겪었을 것으로 확인됐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국민의 자살에 대한 태도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자살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 시간을 두고 발생한다'는 관련 지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살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등 자살에 대한 허용적 태도가 높아졌고, 자살은 예방 가능하다는 인식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자살은 예방가능하다'는 태도 설문에서 지난 2013년에는 3.61점이 나온 반면 2018년 3.46점에 그쳤다. 

자살 예방을 위한 개인정보보호 동의 예외 인정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자살시도자 보호를 위해 개인 동의 없이도 자살예방기관의 개입이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에 일반 국민 79.1%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개입 내용은 시도자 정보(연락처 등)를 자살예방기관에 제공(45%), 시도자 본인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42.9%) 등이었다. 

한편,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최근 5년간(2013∼2017) 서울특별시 자살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도 함께 공개했다.

5년간 서울시 자살사망을 분석한 결과 발견지 기준 자살사망자 수는 노원구(617명), 강서구(571명), 강남구(566명) 순, 자살률은 영등포구(27.6명), 금천구(27.2명), 용산구(25.6명)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발견된 자살사망자 중 9.2%(915명)는 서울시 외부에서 유입된 경우로 확인됐다.

서울시 발견 자살사망자 중 10.5%(1044명)가 한강변에서 익사 상태로 발견됐으며, 이 중 서울시 외부거주자가 358명(34.2%)으로 밝혀졌다.

교량별로는 마포대교(26.5%), 한강대교(8.4%), 광진교(7.0%) 순으로 자살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살사망자 전수조사 자료를 건강보험 공단 자료와 연계한 결과 의료급여 수급권자 및 건강보험료 20분위 자료 분석시 자살률은 의료급여 구간(38.2명)과 보험료 하위구간(24.4명)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사망 전년도에 건강보험료 분위 변화 있었던 경우를 분석한 결과, 의료급여구간에 머물러 있었던 경우의 자살률이 가장 높았고(66.4명), 하위구간에서 의료급여구간으로 하락한 경우(58.3명), 중위구간에서 의료급여구간으로 하락한 경우(34.3명)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살사망자를 질환별로 분석한 결과 신체질환의 경우에는 호흡기 결핵(477.5명), 심장질환(188.3명), 간질환(180.0명), 암(171.5명) 순으로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질환의 경우에는 자살사망자 수는 우울질환(2,932명), 수면장애(2,471명), 불안장애(1,935명) 순으로 많았고, 자살률은 정신활성화 물질 사용장애(1,326.4명), 성격장애(879.8명), 알코올 사용장애(677.8명)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장애 이력별 분석 결과 지체장애의 경우가 자살사망자(511명)는 가장 많았으나, 자살률은 호흡기 장애(201.1명)와 정신장애(199.4명)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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