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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의 동네방네] 강감찬구청장입니다

(서울=뉴스1) 박준희 관악구청장 | 2019-09-20 09:00 송고 | 2019-10-15 09:03 최종수정
박준희 관악구청장.(관악구 제공) © 뉴스1
서울 관악구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 두군데 있다. 하나는 관악산이고 또 하나는 서울대학교다. 그런데 사람들은 관악산을 서울의 산으로 생각하지 관악구의 산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역시 대한민국 대학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이 둘을 관악구의 대표 브랜드로 삼기에는 노력에 비해 소득에 한계가 있다.
관악구를 대변하는 명품 브랜드를 고민하던 차에 떠올랐던 분이 귀주대첩의 영웅 '강감찬 장군'이다. 귀주대첩은 고려 현종 때 3차로 침입해 온 거란 최고의 장수 소배압과 10만 거란군을 1019년 3월(음력 2월) 귀주에서 수공을 펼쳐 거의 궤멸시킨 전투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과 더불어 우리 역사상 3대 대첩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강감찬 장군은 36세에 과거에 급제한 뒤 벼슬이 지금의 국무총리 격인 문하시중(門下侍中)에 이른 문인 출신이었기에 문무를 겸비한 표본이라 할 수 있다. 그분께서 탄생하신 곳이 바로 관악산 자락에 있는 낙성대(落星垈)인데 '강감찬 장군께서 태어나시던 날 하늘에서 큰 별이 떨어졌다'는 전설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관악구 낙성대동에서 장군의 생가(生家)임을 알리는 '姜邯贊 落星垈(강감찬 낙성대)' 글자가 새겨진 3층 석탑과 장군과 함께 자랐다는 향나무가 발견된 뒤 인근에 낙성대 공원이 조성돼 사당(안국사)과 기념관 등을 짓고 생가터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장군을 기리게 됐다. 무려 50여년 전의 일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관악구에는 강감찬 장군의 시호 인헌(仁憲)을 딴 인헌동, 인헌 초·중·고등학교가 있다. 장군의 어린 시절 아명인 은천(殷川)을 딴 은천동과 은천초등학교도 있다. 낙성대 공원 인근에는 '강감찬 텃밭'이 있고, 남부순환도로 관악구 구간인 시흥IC에서 사당IC까지 7.6㎞를 '강감찬대로'라는 별도 이름으로 지정하는 등 곳곳에 강감찬 장군을 도시 브랜드로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감찬 도시 관악'은 어떤 이유에선지 기대만큼 알려지지 않았다. 구청장에 취임한 뒤 어떻게 하면 관악구가 명실상부하게 문무를 겸비한 강감찬 도시로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문득 '강감찬 삼행시'를 떠올리게 됐다. '강한 경제, 감동 행정, 찬란한 문화, 강감찬!' 1년이 넘도록 공사 불문 인사를 하는 자리마다 "강한 경제, 감동 행정, 찬란한 문화, 강감찬 구청장입니다!"를 외치고 다녔더니 확실히 좀 나아지는 느낌이 들어 멈추지 않고 계속할 생각이다. 다만 걱정이 좀 되는 것은 주민들이 본명 대신 강감찬 장군만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또 관악구에는 조선 광해군 때 왕의 지시를 받아 후금에 위장 투항했다 귀국해 고초를 당한 비운의 강홍립 장군께서 난(蘭)을 키우며 노년을 보냈다 해서 이름이 유래한 난향(蘭香), 난곡(蘭谷)이 있다. 이렇듯 관악은 현재는 서울대학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문무겸비 웅장의 도시였다.

올해는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이 일어난 지 1000주년 되는 해다. 관악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0월17일부터 19일까지 전야제와 강감찬 장군의 추모제향, 귀주대첩 재연 등 대대적인 '강감찬 축제'를 준비중이다. 또 10월13일에는 이를 기념하는 KBS 전국노래자랑 관악구 편이 방송된다.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 이 글은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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