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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립다" 유승준, 17년만에 밝힌 '병역기피 논란'…반응은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19-09-18 09:12 송고 | 2019-09-18 10:13 최종수정
유승준/'본격연예 한밤' 캡처 © 뉴스1
유승준/'본격연예 한밤' 캡처 © 뉴스1

가수 유승준(43·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병역 기피 논란과 관련, 17년 만에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억울해 하는 모습과 함께 "한국이 제 정체성과 뿌리"라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는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유승준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날 유승준은 한국에 오려고 하는 이유부터 당시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이유, F-4 비자 등에 대해 직접 심경을 밝혔다. 억울한 모습도 내비친 그는 "사실 군대를 가겠다고 제 입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며 당시 아는 기자를 만나 '군대 갈 때 되지 않았냐'고 얘기하길래, '네. 그럼 가게 되면 가야죠'라고 생각 없이 말을 했는데, 다음날 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고 기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유승준은 당시를 해명하며 "생각해 보면 떠밀렸던 것 같다. 어리고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그런데 기정사실이 돼 버린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진짜 가려고는 했다"며 "약속은 진심이었지만 이행은 못한 거다. 하지만 내가 처음부터 뒤에서 시민권 딸 거 다 해놓고 '내가 군대 갈 겁니다' 하고 뒤에 가서 그런 게 아니다. 그런 비열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버지와 목사의 설득으로 결국 결정을 내렸다고. 그는 "미국에 갔을 때 아버지와 목사님이 설득을 하셨다. 미국에 가족이 다 있고, 네가 미국에서 살면 이제 전세계로 연예인 활동도 하고 그런 것에 조금 더 자유롭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마음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강한 설득이 있었다. 그래서 끝내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서 "아버지, 목사님 뒤에 숨으려는 게 아니다. 결정은 제가 내렸으니까 책임은 다 저한테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영리활동 목적으로 F-4 비자를 신청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영리활동 계획이 전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왜 꼭 그 비자 받아서 오려고 하냐고 하는데, 저는 어떤 비자로도 못 들어간다. 그걸 고집한 게 아니라, 변호사님이 한국 땅 밟기 위한 비자로 그걸 추천해 주신 거다"라고 했고, 유승준 법률대리인도 "재외동포법에 의한 비자는 그게 유일하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7월 대법원의 파기 환송 소식에 대해서는 기쁜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유승준은 "그때 집에 가족이 다 있었는데 그 소식을 듣게 돼서 막 울었다. 그냥 울었고…"라고 말하다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유승준은 이어 "이런 판결이 나올 거라 전혀 기대를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최종적으로 입국 거부 판결이 났을 때는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이제는 법적으로 다투지 않을 것 같다"라며 "파기 환송 결정이 내려지고 나서도 변호사님한테 소송 취하하고 싶다고 했다. 만약 그런 결과가 나오면 이제는 더이상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유승준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고 그립기 때문에 돌아오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에 가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냐. 이유가 없다. 한국이 그립다"며 "아내와도 얘기를 많이 했다. 앞으로도 이 힘든 과정을 얼마나 더 겪어야 풀리겠냐고. 오히려 예전보다 상황은 더 안좋아지고 이제 마음을 닫고 살아야 하지 않냐 했다. 그런데 그게 쉽게 되냐. 제 정체성이고 뿌리다"라고 강조했다.

17년 만에 병역기피 논란과 관련해 직접 심경을 밝힌 유승준을 향한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일부 네티즌들은 유승준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다수의 네티즌들은 "병역 의무도 다 했어야 한다"며 여전히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한편 1990년대 큰 활약을 보였던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 시기가 다가오자 미국 시민권을 선택했다. 이에 대중은 그에게 등을 돌렸고, 병무청 역시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해 법무부에 입국 금지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병무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승준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후 유승준은 2015년 9월 주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인 F-4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해 10월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에서 비자 신청 거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른 적법한 조치라고 판단한다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올 7월 대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날 판결로 유승준은 지난 2002년 한국 입국을 거부당한 이후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은 일단 확보하게 됐다. 유승준과 관련한 파기 환송심 첫 공판은 이달 2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유승준은 1997년 '가위'로 데뷔, 2000년대 초반까지 독보적인 남자 솔로 가수로 인기를 끌었다. 그의 히트곡으로는 '나나나' '열정' '비전' '찾길바래' 등이 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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