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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절벽은 없다③] YBM넷 '개국공신' 귀환…"혁신으로 재도약"

오재환 YBM넷 대표 "고객 니즈가 최우선…스타트업처럼 혁신"
베트남 진출로 해외시장 첫발…'현지화 전략' 올인

(판교=뉴스1) 진행=진희정 차장, 조현기 기자 | 2019-09-20 07:30 송고
편집자주 “인구가 줄어드니 잘해야 본전입니다”
교육 기업 종사자들을 만나면 종종 듣게 되는 얘기다. 수치를 보면 빈말이 아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 1400만명을 넘었던 학령인구(6~21세)는 2010년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내년에는 다시 800만명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수요가 계속 줄어들다 보니 매출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교육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어학 등 평생 교육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인구절벽에 직면한 교육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변신하고 있는지를 짚어봤다.
오재환 YBM넷 대표이사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YBM넷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9.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오재환 YBM넷 대표이사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YBM넷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9.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철저히 '고객의 니즈(needs)'를 고민하는 YBM넷으로 바뀌겠습니다. 여기서 직장 생활을 마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종로에서 5명으로 시작한 YBM넷을 상장회사로 키운 '교육계 신화' 오재환 YBM넷 대표가 돌아왔다. 오 대표는 지난 18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YBM넷을 '제2의 전성기'로 이끌기 위한 계획표를 공개했다. 

YBM넷 창립멤버인 오 대표는 초기 황금 성장기를 이끈 개국공신이다. 2000년 설립 후 오 대표가 이끈 10여년 간 YBM넷은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4년여 만인 2004년 7월 코스탁 시장에 상장, 업계에 신선한 충격파를 던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013년 오 대표가 그룹 본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YBM넷의 성장세도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결국 오 대표는 2017년 다시 YBM넷으로 복귀했다. '선발투수'에서 '구원투수'로 보직을 바꿔 재등판한 오 대표는 지난 2년여 간 포화상태에 이른 교육시장을 분석하며 새로운 구종을 연마해 왔다. 

'스타트업처럼 혁신하라'(왼쪽), 날톡 서비스 (인터파크 도서, YBM넷 제공) © 뉴스1
'스타트업처럼 혁신하라'(왼쪽), 날톡 서비스 (인터파크 도서, YBM넷 제공) © 뉴스1

◇ '고객의 니즈(needs)'를 항상 고민하고 '스타트업처럼 혁신하라'

오 대표가 고민 끝에 찾은 반등의 돌파구는 철저히 고객 니즈(needs)에 맞춘 상품을 개발하고 스타트업처럼 혁신한다는 전략이다. YBM넷을 설립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다.

그는 "앞으로 10년을 고객의 니즈(needs)를 맞추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 전략이 단기적으로 볼 때 성과는 더디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오 대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한다'는 기본 명제에 충실한 사례로 최근 선보이거나 출시를 준비 중인 △날톡(영어) △구워먹는 중국어 △이러다가 니혼고(일본어) 등을 제시했다.

'날톡'은 '네이버 만화'의 인기 웹툰 5편(유미의 세포들·가우스전자·펭귄 러브스 메브·평범한 8반·달콤한 인생)의 명대사를 기반으로 제작한 영어회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이용자는 인기 웹툰에 나온 명대사를 영어로 보고 읽으면서, 쉽고 재미있게 영어회화 실력을 키울 수 있다.

'구워먹는 중국어'와 '이러다가 니혼고'는 중국어·일본어 교육 앱으로, 날톡처럼 이용자들이 즐겁게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현재는 자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오 대표는 "날톡·구워먹는 중국어·이러다가 니혼고 등은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 얻은 결과물"이라며 "이처럼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면 10년 뒤 YBM넷은 우상향 그래프를 갖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시의적절하게 상품에 담아낼 수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한 근본적 시스템도 고민하고 있다. 생물처럼 진화하는 교육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선 스타트업처럼 혁신에 민감한 조직으로 탈바꿈돼야 한다는 것이 오 대표의 결론이다.

YBM넷은 지난달 사내 워크숍을 열고 조직문화 쇄신을 향한 첫발을 뗐다. 오 대표와 임직원들은 '스타트업처럼 혁신'를 주제로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한 난상토론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스타트업 창업가인 에릭 리스가 저술한 베스트셀러 '스타트업처럼 혁신하라'의 내용도 공유했다.

오 대표는 "이 책은 기존 기업들이 어떻게 스타트업처럼 혁신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담겨있어 저한테는 아주 큰 도움이 됐다"며 "다시 YBM넷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비지니스와 시각을 다르게' 우리만의 싸우는 우리만의 성장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재환 YBM넷 대표이사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YBM넷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9.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오재환 YBM넷 대표이사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YBM넷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9.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YBM그룹 중 제일 먼저 베트남 진출…'현지화 전략' 성공

'고객의 니즈'라는 원칙과 철학은 해외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진출한 만큼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초석을 단단히 쌓겠다는 계획이다.

YBM넷은 지난 7월 YBM 계열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교육시장에 진출했다. YBM넷은 트라이패스 베트남과 베트남 정부가 함께 개발한 교육관리 플랫폼 '마이스쿨' 사업으로 현지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마이스쿨은 온라인에서 베트남 학생·교직원·교육공무원 등에게 인강·도서 등 다양한 교육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조만간 호찌민, 하노이 등 소득 수준 상위 12개 성에서 앱 형식으로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현지법인과 합작하며 베트남 시장 입성에 성공했지만 난관도 적지 않았다. 한국 시장과 다른 현지 교육시장 문화와 현지 공무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텃세도 겪었다. 그 해결책은 베트남 문화·교육 수요층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현지화 전략이 유일했다.

오 대표는 "사실 베트남은 몇 년 전에 시장 조사를 하고 호찌민 쪽에 오프라인 학원을 들어가는 것도 검토하는 등 계속 관심을 기울여왔다"며 "하지만 베트남도 중국처럼 관시(关系)가 있고, 여러 난관에 봉착해 진출이 녹록치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현지에서 자리잡고 현지화에서 성공한 트라이패스를 찾았고, 믿을만하다고 생각해 같이 베트남 교육 시장에 진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시장 입성을 위해 현지업체와 손을 잡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이어 "베트남 시장에서 YBM넷의 영어교육 콘텐츠와 에듀테크 기술이 집약된 YBM리딩팜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베트남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YBM넷은 베트남 진출 전에도 국내에서 쌓은 '토익'(TOEIC) 노하우를 기반으로 토익 콘텐츠와 솔루션을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오사카 대학을 비롯한 60개 대학에 U-CAT(온라인 맞춤 토익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토익S&W시험(TOEIC Speaking and Writing Tests) 솔루션'에 대해 ETS가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토익 시험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YBM넷은 지난 2007년 대만을 시작으로 △프랑스 △태국 △호주 △필리핀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중국·홍콩·마카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일본 등에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오재환 YBM넷 대표이사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YBM넷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오재환 YBM넷 대표이사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YBM넷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YBM넷은 모그룹인 YBM의 노하우와 정보통신기술(IT)를 결합해 지난 2000년 설립된 온라인 기반의 교육기업이다. YBM넷은 설립 초기부터 빠른 성장세를 거듭하며 창립 4년만인 지난 2004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YBM넷은 외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HRD(취업교육·출강교육·집합교육·교원연수·학점은행) △공교육(고교·대학) △IT △해외사업 등을 통해 '종합 교육서비스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YBM넷은 '한국 산업의 브랜드파워 지수'(K-BPI)에서 12년 연속(2008~2019년) 1위에 선정되는 등 교육 업계에서도 꾸준히 기업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오재환 대표의 경영 커리어는 YBM넷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무방하다. YBM넷 탄생의 산파 역할부터 시작해 성장기의 희노애락을 모두 함께했다. 그가 모그룹인 YBM 본사 대표로 재직하던 기간(2013~2017년) 외엔 YBM넷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 왔다.

끝으로 오 대표는 "제가 몇 년 동안 대표로서 이 회사에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직장 생활을 마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YBM넷의 새로운 10년을 만드는데 온 힘을 다바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자료제공=YBM넷) © 뉴스1
(자료제공=YBM넷) © 뉴스1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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