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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사고 항변 첫날…'부당 평가' '조희연 퇴진' 반발(종합2보)

서울시교육청, 22일 재지정 평가 탈락 자사고 청문 시작
자사고 측 "평가 자체 불공정"…교육청은 의견청취 집중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이진호 기자 | 2019-07-22 18:19 송고 | 2019-07-22 19:27 최종수정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재지정 청문회에서 이정규 경희고 교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까지 사흘간 평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진행한다. 2019.7.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재지정 청문회에서 이정규 경희고 교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까지 사흘간 평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진행한다. 2019.7.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22일 서울교육청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대상 청문(聽聞) 첫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날 청문에 임한 3개 학교는 '자사고 폐지'라는 교육당국 목표 아래 재지정 평가·지표가 불리하게 조정됐고 너무 늦게 통보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평가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청문 절차인 만큼 지정취소 대상 자사고 측의 항변을 듣는데 집중했다.

학교 측은 청문을 하더라도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이 번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정취소 대상 자사고들이 이미 공동행동을 예고한 만큼 남은 이틀 간의 청문에서도 비슷한 주장과 법적대응 가능성을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종로구 서울시교육청학교보건진흥원에서 재지정 평가에 따른 지정취소 대상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실시했다.

청문은 자사고 지정취소를 예고한 서울시교육청 결정에 대해 대상 학교들의 마지막 의견과 소명을 듣는 자리다. 이날 경희고·배재고·세화고를 시작으로 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이상 23일), 중앙고·한대부고(이상 24일)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일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 자사고 13곳 중 이들 학교가 기준점수(100점 만점에 70점)에 미달해 지정취소한다고 밝혔다.

각 학교에서는 교장·교감 등 학교 관계자, 학부모·학생 대표 등이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담당 과인 교육혁신과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청문 주재자는 교육감이 지정한 외부 변호사가 맡았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서울 자사고 재지정 청문회에서 이정규 경희고 교장과 학교 관계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까지 사흘간 평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진행한다. 2019.7.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서울 자사고 재지정 청문회에서 이정규 경희고 교장과 학교 관계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까지 사흘간 평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진행한다. 2019.7.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청문에 임한 각 학교는 지난 2014년 평가 때와 달라진 서울시교육청의 재지정 평가기준·지표 등 평가 자체의 부당성을 공통적으로 문제제기했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 학교들은 지난 4월 평가 기준·지표에 반발해 한 차례 평가 거부를 선언했다 철회한 사례도 있다.
김재윤 세화고 교장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지난 5년 간의 운영성과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인데,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4년이 흐른 뒤인 지난해에서야 갑자기 달라진 지표를 제시하고 지난 4년 간의 운영성과도 그렇게 반영했다"며 "이런 평가 절차가 부적정하다고 생각하고 학교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세화고는 이런 재지정 평가기준·지표 자체의 부당함과 전달 시기(지난해 12월27일 학교 측에 평가기준·지표 전달) 등에 대해 좀 더 강력히 문제제기를 하면서 예정된 청문 시간(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첫 청문에 나선 이정규 경희고 교장도 "(이번 재지정 평가 기준·지표 등)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진영 배재고 교장도 "(자사고 재지정 평가) 내용 자체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학교별로는 결과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내용에 대해서도 따로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교는 감사 지적사항이나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노력, 교사 1인당 학생 수 등이 학교에 불리한 지표로 조정돼 감점 폭이 커졌다는 점을 호소했다.

학부모들도 목소리를 냈다. 이숙영 경희고 학부모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학부모 측 입장에서 한 발언을 소개하면 자사고는 아이들이 선택한 학교다. 아이들이 선택한 학교를 지켜줘야 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 공정한 평가를 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남은 이틀 간 청문에 임할 5개 학교도 앞선 3개 학교와 비슷한 주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예고한대로 청문에 집중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 측의 소명을 충분히 듣겠다"고 한 바 있다. 청문 종료 후 고진영 교장은 "(이번 청문에서) 학교 측의 이야기, 재단 관계자의 이야기, 학부모 1·2학년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모두 다 들어주셨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사고 측에서는 청문 이후에도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진영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이 번복하거나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 지정취소 결정에) 부동의해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결과(지정취소 결정)가 나온다면 즉시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측은 법률대리인으로 대형 법무법인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재지정 청문회가 실시된 2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경희고 학부모들이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까지 사흘간 평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진행한다. 2019.7.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재지정 청문회가 실시된 2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경희고 학부모들이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까지 사흘간 평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진행한다. 2019.7.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편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는 경희고 학부모들을 포함한 자사고 학부모 100여명이 참석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규탄했다. 자사고 학부모들은 청문 기간 내내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규탄 집회를 연다.

경희고 학부모들은 장구와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자사고를 지켜달라' '학교는 우리 것' '조희연 퇴진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익명을 요구한 경희고 한 학부모는 "학교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교육청이 아닌 학생과 학부모"라며 교육청의 이날 청문 절차에 불만을 내비쳤다.

경희고 2학년 재학생 학부모 최선주씨는 "조희연 교육감이 말하는 (자유로운) 혁신교육을 하는 학교가 자사고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우리 아이가 공부만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일반고의 수준을 높이면 우리는 아이들을 자사고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교육자들이 일반고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석한 배재고·세화고 학부모들은 침묵시위로 항의했다. 배재고 2학년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육청은 답(지정취소 결정)을 이미 정했다고 본다. 말해도 소용없으니까 침묵시위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전 9시30분에는 숭문고가 청문에 임한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과 오후 4시에는 각각 신일고와 이대부고가 나선다. 

모든 청문이 종료되면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6일쯤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신청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신속 결정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만큼 이르면 8월 첫째주 서울시교육청 결정에 대한 동의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정취소에 동의한 자사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재지정 청문회가 실시된 2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경희고 학부모들이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까지 사흘간 평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진행한다. 2019.7.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재지정 청문회가 실시된 2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경희고 학부모들이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5일까지 사흘간 평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을 진행한다. 2019.7.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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