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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당한다]①보이스피싱 역대 최대…상반기만 3000억 피해

전년比 범죄피해액 70%↑…발생건수도 21% 증가
처벌 무거운데도…범죄기법 고도화로 피해자 속출

(서울=뉴스1) 이철 기자, 김민성 기자 | 2019-07-21 07:00 송고 | 2019-07-21 14:49 최종수정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건수 및 피해액(경찰청 제공)©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건수 및 피해액(경찰청 제공)©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최근 수년간 피해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범죄 중 하나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다. 보통의 경우 신종 범죄가 유행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범죄수법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처벌이 강화되고, 경찰의 홍보활동까지 더하면 자연스레 범죄율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는 범죄임에도 피해액, 발생건수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에이, 그런 전화 사기에 누가 당한다고'라고 다들 생각하지만 실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치밀해지고 발전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법과 예방법을 소개한다.
◇상반기 피해액 3056억원…'역대 최대 추세'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범죄로 인한 피해액이 3000억원을 넘었다. 이미 최근 7년 중 2013~2017년의 연간 범죄 피해액수를 넘어섰고, 지난해 역대 최대 피해액인 4040억원도 가볍게 뛰어넘을 기세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은 총 305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1801억원)보다 70% 급증했다. 같은 기간 범죄 발생 건수 역시 전년 동기(1만6338건)보다 21% 증가한 1만9157건을 기록했다.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013년 1429억원에서 2014년 1887억원, 2015년 2040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그러다가 2016년 1468억원으로 주춤하는가 싶더니, 2017년 2470억원, 2018년 4040억원 등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상반기 보이스피싱 범죄발생건수는 1만9828건으로, 전년 동기(1만6338건) 대비 21.4% 증가했다. 지난해 총 범죄발생건수인 3만4132건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검찰, 경찰 등 기관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유형은 올해 상반기 3650건으로 전년 동기(3179건)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기간 피해액수는 654억원에서 1154억원으로 76%건으로 늘었다.

저금리 대출로 유혹하는 '대출 사기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올해 상반기 피해액만 19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147억원) 대비 66% 증가했다. 총 발생건수 역시 1만3159건에서 1만6178건으로 23% 늘어났다.

◇처벌은 이미 강해…범죄기법 고도화가 원인

특정 유형의 범죄가 성행하면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화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음주운전 같은 경우는 더욱 강력한 처벌 조항을 포함한 '윤창호법' 실행으로 적발건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의 경우 이미 나름대로 무거운 처벌을 받는 범죄에 속한다. 보이스피싱은 형법상 사기죄에 속해 최대 10년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특히 피해금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사기죄는 형법 중에서도 무거운 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무차별적(불특정 다수)으로 이뤄지고 사람들의 투자자금이 아닌,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생활자금을 노리는 것이기 때문에 악랄한 범죄"라며 "검찰이나 법원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웬만하면 구속수사를 하거나 재판에서 점점 양형이 올라가는 등 점점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처벌이 무거운데도 보이스피싱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경찰들은 날이 갈수록 고도화하는 범죄 기법을 원인으로 꼽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옛날에는 거의 조선족들이 전화 상담원을 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속지 않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자기들끼리 체계적으로 대본도 만들고, 실제 한국인들을 외국으로 데려와 고용해 상담원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일선 경찰관 역시 "우리가 각 은행에 협조 요청을 해 이제 대부분의 은행원들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한다"며 "하지만 보이스피싱 상담원들은 은행원들이 어떤 질문을 하는지 파악하고 어떤 대답을 할지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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