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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사랑하는 아지트…일상이 예술이 되는 '대림미술관'

[色다른 미술관 산책 ①] 인증샷 열풍 주역…사진찍기 좋은 전시 다수
문화예술 몰라도 OK…남녀노소 아우르는 미술관으로 '성장중'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9-07-22 08:00 송고 | 2019-07-22 08:29 최종수정
편집자주 '일부의 전유물. 이해하기 어렵고, 품위를 따진다.' 미술관에 대해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같이 답한다. 정말 미술관은 어렵고 멀리 있는 존재일까? '색(色)다른 미술관 산책'은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기획됐다. 앞으로 우리는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기 위해 가도 좋다. 이처럼 작가와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대신, 미술관마다 다른 색깔을 찾아 친근하게 소개한다. 미술관이 '모두'의 것이 되는 그날까지.
대림미술관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대림미술관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청춘(靑春). 듣기만 해도 푸릇해지고 기분 좋아지는 단어다. 젊은 사람들을 통칭하는 단어이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생각이 깨어있는 사람들에게도 청춘이라 부른다.    

청춘에 대해 삶을 가볍게 생각하고 즐기는 일에 집중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치열하게 생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나은 '나'를 찾으려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여행을 다니고, 흥미로운 것들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떠돌아다니지 않는 청춘들이 늘고 있다. 노량진 공무원학원, 강남 영어학원, 대학 도서관 등에서 쉽게 청춘들을 만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들도 휴식은 필요했다. 청춘들은 꽉 막힌 가슴을 뚫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도심 한가운데인 서울 종로구 통의동, 청춘이 사랑하는 아지트 '대림미술관'으로.

대림미술관의 역사는 벌써 26년에 이른다. 1993년 대전에서 한림갤러리로 출발해 1996년 한국최초 사진전문미술관인 한림미술관으로 개관했다. 그리고 2002년 서울로 이전해 대림미술관이 됐다. 원래 일반 주택이었던 건물을 프랑스 건축가인 뱅상 코르뉴가 미술관으로 개조해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됐다.     

아무래도 사진미술관이 시초다보니 현재까지의 전시들도 사진전이 주를 이룬다. 칼 라거펠트부터 라이언 맥긴리, 린다 매카트니, 닉나이트 사진전까지 모두 사진으로 청춘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그러나 사진전만 열리는 건 아니다. 회화, 영상, 설치, 일러스트, 가구, 디자인 등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사실 대림미술관은 대체로 청춘의 일상을 담아내거나 다양한 색을 사용해 화려하고 반짝이는 작품들을 전시해왔다. 깊은 한국적 감성을 담는 한국화보다는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전시들이 잦았다. 그러다보니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청춘들이 찾는 곳이 됐다. 

이전에도 이런 전시를 하는 곳들이 있었지만, 사실상 대림미술관의 전시 영향으로 '사진찍기 좋은 전시'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대림미술관을 찾았던 이들 중 상당수는 전시장에서 찍은 사진을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거나, 카카오톡 프로필로 교체한다. 일종의 인증샷을 남기기 위한 장소로도 자리잡은 듯하다.

이렇게 가볍게 미술관에 방문한 청춘들은 자연스럽게 예술의 품에 안겼다. 작품과 작가를 이해할 필요는 없었다. 이렇게 예술과 친해지면서 미술관은 절대 어렵지 않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과거에도 미술관을 방문하는 청춘들은 많았지만, 지금처럼 대중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대림미술관의 이런 친근한 매력 덕분은 아닐까 생각된다.

대림미술관 뮤지업숍에서 굿즈를 보고 있는 사람들.© 뉴스1
대림미술관 뮤지업숍에서 굿즈를 보고 있는 사람들.© 뉴스1

대림미술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1층 뮤지엄 숍에서 판매하는 '굿즈'의 인기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련된 굿즈들은 전시의 느낌이 잘 반영돼있다. 혹자가 보기엔 다소 실용적이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문구류 등에서 전시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충분한 매력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20대를 중심으로 한 나이 어린 청춘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어린이부터 중장년층이 된 청춘들까지 관객층도 다양해졌다. 미술관에서도 유아, 청소년 프로그램부터 성인프로그램, 직장인들을 위한 서비스까지 마련하면서 이용객 스펙트럼 확대에 부응하고 있다.

과거 조상들의 삶을 담고 있는 경복궁, 서촌 등이 인접해 있는 통의동 주택가에 미술관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술관 뒤편에는 정원이 마련돼 있는데다가 이 주변에 식당, 카페 등 수많은 '핫플레이스'가 생겨나면서 먹고, 보고,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미술관만 즐기는 게 아니라 주변을 돌아다니는 재미도 얻을 수 있다. 

◇ 담당자가 말하는 '대림미술관'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이라는 모토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술관은 어렵다는 인식이 커 이를 낮추고자 노력하고 있죠. 문화, 예술, 미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접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게 '친근'하게 다가가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장르적인 측면에서도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대림미술관만의 감성으로 대중들에게 미술은 쉽고 재미있는 것이란 사실을 알리고 보여주고 싶습니다."
- 이정원 대림미술관 홍보마케팅팀장

밖에서 바라본 대림미술관. 현재는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전시를 하고 있다.© 뉴스1
밖에서 바라본 대림미술관. 현재는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전시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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