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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의 동네방네]'맨발의 청춘'들에게

(서울=뉴스1) 박준희 관악구청장 | 2019-07-12 09:00 송고 | 2019-10-15 09:03 최종수정
박준희 관악구청장.(관악구 제공) © 뉴스1
'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 밤 거리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 사랑만은 단 하나의 목숨을 걸었다'
이 노래는 가객 고 최희준 선생의 중저음 히트곡 '맨발의 청춘'으로, 1960년대 개봉한 동명 영화의 주제곡이었다. 제목이 주는 느낌과 달리 로맨스 영화였지만 이후에도 자주 드라마나 다른 영화의 제목으로 차용됐을 만큼 맨발의 청춘이란 말은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맨발의 청춘은 구청장이 된 뒤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관악구는 청년인구가 특히 많은 자치구인 만큼 주거, 일자리, 삶의 질 등 청년문제 개선과 청년경제 부흥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했기 때문에다.

취임 직후 청년정책 전담조직을 과 단위로 격상시켰던 것은 그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 중 첫번째였다.

올 봄에는 청년들의 고뇌와 희망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관내 청년들을 대상으로 '청년연설대전'을 개최했다. 행사로 바쁜 봄날의 토요일 일정이라 중간에 자리를 뜰 예정이었으나 청년들의 진지하고 절절한 목소리를 듣다 보니 자리를 뜨기가 미안해 끝까지 함께했다.
멀리 울산에서, 광주에서, 춘천에서 상경해 일명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에서 버티며 뮤지션, 댄서, 다문화 전문가, 로스쿨 진학의 꿈을 위해 젊음을 태우는 청년들의 이야기마다 울컥하기도 했고, 힘껏 박수로 격려도 했다.

또 올 5월 구청에서 열린 '청년축제'에서는 '밥상 뒤집기'라는 생소한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청년들이 우리 사회와 지도자들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마음껏 한 뒤 밥상을 뒤엎는 퍼포먼스다.

1960~1970년대에 성장한 대부분의 장년층들에게 밥상을 뒤짚는 행위는 매우 부정적 인상이다. 처음에는 꼭 이런 프로그램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러나 축제를 공무원이 아닌 관내 청년들이 직접 기획했다는 말에 지난 시대의 인식으로 청년들을 재단하는 '꼰대'가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제지하지 않았다.

막상 축제 현장에서 보니 청년들이 스스로에게 미래의 다짐과 응원을 보내며 밥상을 뒤집는 터라 오히려 애교가 넘쳤다. 모두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 청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패기가 밥상에 가득했다. 그 또한 열렬히 박수로 화답했다.

얼마 전에는 아주 흐뭇한 소식을 접했다. 우리 구는 삼성전자에 재직 중인 젊은 직원들이 주말 재능기부를 통해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는 '청년드림관악캠프'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가했던 청년이 원하는 곳에 취업했다며 감사의 뜻을 담당 공무원과 멘토에게 전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현실이 어렵고 시간이 다소 걸릴지라도 이렇게 한 땀 한 땀 자신의 길을 개척해가고 있는 청년들이 그저 대견할 뿐이다.

이 청년들이 보다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다니고 싶은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결혼, 출산, 보육에 이르는 청년과 연계된 문제들이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보는 것을 지상의 과제로 생각하자는 다짐을 다시금 하게 된다.

그러니 맨발의 청춘들이여, '고진감래 대기만성(苦盡甘來 大器晩成)'이니 으랏차차 함께 힘을 내보자!

※ 이 글은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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