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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투쟁했나"…합의문 걷어찬 한국당 의총

시작부터 반대 목소리…"90%이상 반대, 이런 합의문 안돼"
나경원 "날치기 패트 합의처리 믿긴 어렵다는 게 우리당 입장"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김민석 기자, 김정률 기자, 이형진 기자 | 2019-06-24 19:19 송고 | 2019-06-25 09:33 최종수정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6.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6.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여야가 24일 6월 국회 의사일정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국회정상화 물꼬를 트는가 싶었지만, 자유한국당의 대부분 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무산됐다.

한국당은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국회정상화 합의문을 발표한 직후인 이날 오후 4시10분쯤 의원총회를 열어 합의문 추인을 시도했다. 그러나 의총 시작부터 추인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약 1시간 후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의총장을 나서며 "반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5·18 부분에 대한 반대가 커 길어질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원들에 따르면 10명 이상의 의원들이 발언자로 나서 모두 추인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취재진 사이에서는 '한국당 추인 부결로 합의문 무효가 발표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또 일각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이 거론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흘러나왔다. 

앞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과 회동을 한 후 도출한 합의문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회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9.6.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회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9.6.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정치권 이목이 쏠린 의총은 시작한 지 1시간25여분만인 오후 5시35분쯤 합의 불발 소식을 알리며 끝났다.

합의문에 대한 추인이 부결된 주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한국당 의원들은 그동안 들인 노력에 비해 여당 원내대표의 약속, 합의문 문구, 조항 등 결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3선 의원은 "90% 이상은 합의문 추인에 반대의사를 밝힌 것 같다"면서 "나 원내대표가 분명히 의총에서 의견을 물어보겠다고 했는데 대다수 반대 의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이 거론됐는지에 대해 "나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에서 재신임을 해주자는 그런 발언이었다"며 "전체적으로 비중있게 다뤄지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한 재선 의원은 "합의문을 보면 합의해 처리한다는 것도 아니고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고 돼 있다"며 "그건 해도 되고 안 되도 (된다) 그런 얘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국회를 보이콧하고 장외 집회한 여러 가지 노력의 결과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우리가 이럴 정도 합의를 하기 위해 투쟁했느냐는 불만이 많았다"며 "특히 패스트트랙 사과와 철회도 없어 우리가 들인 노력에 비해 너무 얻는 게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합의문이 등장한 배경에 대해 "제가 알기론 이 원내대표가 일정 부분을 양보하겠다고 얘기하는 과정이 있었고 "추인을 조건으로 해서 (나 원내대표가) 사인을 한 것인데 추인이 불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은 (한국당) 의원들의 추인을 조건으로 한 합의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의원들은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혀 당의 입장에서는 추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과 회의 후 "합의문을 추인해주지 않음으로써 더 큰 강력한 힘을 갖고 합의를 해달라는 것이 당내 의원들의 부탁사항이었다"고 강조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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