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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보은폐기물매립장, 발암물질에 독극물까지 나와

발암물질 페놀·비소, 독극물 청산가리 성분 검출
전문가 "하천·지하수로 유입되면 주민에 치명적"

(완주=뉴스1) 박슬용 기자 | 2019-06-17 11:14 송고
지난달 23일 오후 전북 완주군 (유)보은매립장 인근에 유출된 침출수가 고여 있다. 2019.5.23 /뉴스1 © News1
지난달 23일 오후 전북 완주군 (유)보은매립장 인근에 유출된 침출수가 고여 있다. 2019.5.23 /뉴스1 © News1

전북 완주군 비봉면 보은폐기물매립장 침출수에서 발암물질인 페놀과 비소 외에도 독극물인 청산가리 성분 시안(CN)이 검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보은폐기물매립장은 40여만톤의 ‘고형처리물’이 불법 매립돼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이다.
17일 완주군의회에 따르면 지난 4일 보은폐기물매립장 3곳에서 채취한 침출수를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분석 의뢰한 결과 페놀류는 최대 152㎎/ℓ, 비소는 0.467㎎/ℓ, 시안은 0.34㎎/ℓ 등으로 측정됐다.

페놀류 검출 수치는 오염물질 배출허용 청정 기준의 152배 높은 것이며, 비소와 시안 수치는 농업용수 하천 기준에 비해 각각 9배와 34배 높다.

발암물질인 페놀류는 그 독성이 매우 강해 피부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부식할 수 있다. 비소도 발암물질로 간이나 신장 등에 암을 유발하고 사람 인체에 오래 쌓일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안은 청산가리(시안화칼륨)의 주성분으로 급속히 점막, 폐 등에서 흡수되며 헤모글로빈의 효소작용을 저해해 전신 질식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분석 결과에서 페놀류와 시안이 발견되면서 보은폐기물매립장에 고화처리물 외에도 공업용이나 산업용 폐기물이 매립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페놀류는 주물공장의 폐기물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안은 전기 또는 도금 용도로 쓰여 귀금속 공장에서 주로 쓰이는 물질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오후 침출수 유출 문제가 발생한 전북 완주군 (유)보은매립장에서 현장 조사를 나온 군의원 등이 검사를 위해 채취한 침출수를 봉인하고 있다. .2019.5.23 /뉴스1 © News1
지난달 23일 오후 침출수 유출 문제가 발생한 전북 완주군 (유)보은매립장에서 현장 조사를 나온 군의원 등이 검사를 위해 채취한 침출수를 봉인하고 있다. .2019.5.23 /뉴스1 © News1

이밖에 매립장 침출수에서는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은 1만4610㎎/ℓ,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은 2만7300㎎/ℓ이 측정됐다.

보통 하천의 경우 BOD가 5㎎/ℓ 이상이면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이 상실되고 10㎎/ℓ이면 악취가 발생한다.

이 같은 물질이 포함된 침출수가 하천이나 지하수로 유입될 경우 주민들의 건강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고 환경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우선 예외적매립시설에서 침출수가 발생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해당 매립장의 지반은 쉽게 부서지는 토양으로 인해 침출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예외적매립시설로 허가를 내준 완주군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성물질이 포함된 침출수가 하천과 지하수로 유입될 경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또 페놀이 검출된 것으로 봤을 때 고화처리물 외에도 페놀과 관련한 다른 폐기물이 매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매립장 인근 마을의 한 주민은 “흘러나오는 침출수는 악취가 심하고 부유물이 많아 만지지도 않는다”면서 “매립업체가 돈을 벌기 위해서 고화처리물 외에도 다른 안 좋은 폐기물을 매립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보은폐기물매립장은 지난 2014년 4월 총 47만1206㎥ 규모의 폐기물최종처분업 허가를 받았으며 2017년5월 폐기물 매립을 마쳤다. 현재 매립장 침출수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악취와 하천 오염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hada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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