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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비극" 13일만에 유람선 떠오르자 헝가리인들 탄식

시민 200여명 강변서 허블레아니호 인양과정 쳐다봐
실종자 시신 수습되면 저마다 길게 한숨쉬며 애도도

(부다페스트=뉴스1) 서혜림 기자, 이철 기자 | 2019-06-12 01:08 송고
10일 오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현장에서 마무리 인양 준비작업이 진행됐다. 헝가리 시민들이 준비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허블레아니호 인양은 우리 국민들과 현지 교민들 뿐 아니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민들에게도 커다란 관심사였다. 11일(현지시간) 유람선이 인양되는 7시간 동안 200여명의 시민들이 다뉴브 강변으로 나와 인양 과정을 지켜보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날 오전 5시부터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주변으로 헝가리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뉴브강 깊숙한 바닥에 14일째 침몰해 있던 인어배, '허블레아니' 호가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시신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인양 지역 인근은 부다페스트 경찰들과 대테러청 대원들로 통제됐다. 허블레아니호를 볼 수 있는 머르기트 다리의 남쪽 통행로는 기자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헝가리 시민들은 '진입금지'라는 노란색 선 바로 바깥에 삼삼오오 모여서 한 곳을 바라봤다. 저 멀리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할 크레인 '클라크 아담'과 바지선, 그리고 곧 떠오를 지 모르는 한 배를 향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대부분 말이 없었다. 슬픔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이날 오전 물 속에 잠겨있던 허블레아니는 오전 6시47분부터 클라크 아담의 강력한 동력으로 수면 위로 조금씩 떠오르고 있었다.

머르기트 다리 바로 앞 페스트 지역인 올림피아 공원에는 부다페스트 시민들 200여명이 강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중이었다.

"이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나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거든요. 너무나 슬프고 얼른 시신이 찾아오길 바라요."

공원에서 만난 베로니카(31·여)는 부다페스트에 거주하는 한인 부부의 유모로 일하고 있었다. 휴대폰에는 한국 친구들 이름이 가득했다. 그는 새벽부터 오후까지 계속 인양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했다.

클라크 아담이 허블레아니호를 점점 수면 위로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 아래 있었던 실종자 4명도 13일 만에 수면 위로 나왔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채로였다.

시민들은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면서 동시에 멀리 보이는 인양 장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오전 7시43분쯤 선장이 발견됐을 때 시민들은 탄식했다. 또 오전 8시18분까지 한국인 실종자 시신 3구가 수습됐을 때 시민들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올림피아 공원에서 만난 벤체(23)는 여자친구와 손을 꼭 잡고 강 건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죽어서 너무 슬펐다"며 "이제 인양이 끝나가니 슬픔도 점점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피터 사부(38)는 어린 아이가 발견됐다는 말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끔찍한 비극이다"라며 계속 '비극'이라는 말을 되뇌였다. 공원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인양 장면을 지켜봤다.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도 2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인양을 지켜봤다. 백발의 헝가리 할머니는 손녀, 며느리와 함께 나와 저 멀리서 움직이는 크레인을 보고 있었다.

할머니는 "35년 동안 부다페스트에서 살았는데 이런 사고는 처음 봤다"며 "선장이 너무 나빴다. 선박끼리 교신이 없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야"라고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직 4명의 한국인 실종자가 다뉴브 강 어딘가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가해 선박 회사인 바이킹리버크루즈는 부다페스트 투어 상품을 여전히 홈페이지에서 팔고 있다.


suhhyerim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