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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불충분" KBL, LG의 김종규 사전접촉 이의제기 기각(종합)

LG "정황 있다", 김종규 "사전 접촉 없었다"
초유의 템퍼링 논란…KBL 재정위원회 개최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9-05-16 17:32 송고
KBL 김종규 선수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재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재정위원회에서는 창원 LG가 제기한 김종규의 자유계약(FA) 사전 접촉 의혹에 대해 심의했다. 2019.5.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KBL 김종규 선수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재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재정위원회에서는 창원 LG가 제기한 김종규의 자유계약(FA) 사전 접촉 의혹에 대해 심의했다. 2019.5.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사상 초유의 템퍼링(사전접촉) 논란이 일단락됐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창원 LG의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KBL은 16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LG가 이의를 제기한 FA 김종규에 대한 템퍼링 의혹을 심의했다. 손종오 LG 사무국장과 김종규가 직접 재정위원회에 참석해 각자 입장을 소명했다.

재정위원회 결과는 "사전접촉 불인정"이었다. KBL은 원 소속구단과 협상 기간에 김종규가 타 구단과 사전접촉을 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김종규는 원 소속구단 협상 결렬에 따른 자유계약선수로 최종 공시될 예정이다. 김종규 영입을 원하는 구단은 오는 20일 낮 12시까지 영입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규정상 LG가 김종규에게 제시한 보수총액 12억원 이상을 적어내야 김종규를 영입할 수 있다.

불과 한 달 전,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던 구단과 선수가 사상 초유의 갈등 상황을 일으켰다. LG가 'FA 최대어' 김종규와 협상이 결렬되자 KBL에 템퍼링이 있었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 LG 측은 재정위원회에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했다.
먼저 소명을 끝마친 손종오 국장은 "우리 판단에서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 절차를 밟아 진행했다"며 "녹취록이 1개 있는데, 그것이 증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황이 포함돼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제출했다"고 말했다.

손 국장에 따르면 해당 녹취록은 이미 알려진대로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의 통화 내용으로 해외에 나가 있던 현 감독이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구단 직원이 녹음한 것이다. 녹취록에는 복수의 구단 이름이 나오지만 손 국장은 "내가 말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해당 구단의 이름을 밝히길 거부했다.

LG 측은 이번 이의제기가 소속 선수였던 김종규와 진흙탕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보였다. 손 국장은 "선수와 구단의 대립각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사전에 선수에게도 이의제기를 진행할 것이라고 안내를 했다. 선수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접근한 것은 아니다. 불가피하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개인적으로 답답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손 국장은 "이번을 계기로 KBL의 FA 제도가 투명해질 수 있길 바라며 진행했다"며 "FA 제도에 대해 각 구단과 머리를 맞대고 개정을 해야겠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제도가 가장 투명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BO도 몇 년 전부터 계속되는 템퍼링 의혹에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기간을 없애고 시장 개장과 함께 모든 구단이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재정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재정위원회에서는 창원 LG가 제기한 김종규의 자유계약(FA) 사전 접촉 의혹에 대해 심의했다. 2019.5.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재정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재정위원회에서는 창원 LG가 제기한 김종규의 자유계약(FA) 사전 접촉 의혹에 대해 심의했다. 2019.5.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손 국장에 이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종규는 어떤 심정이냐는 질문에 "좋지는 않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고 괴롭다"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김종규는 "전체적으로 소명해야 할 부분 소명했다.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 일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전 접촉은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김종규는 녹취록의 구체적인 내용, 녹취 사실을 알고난 뒤 기분 등을 묻는 질문에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LG 측이 제안했다고 밝힌 12억원에 대해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회피했고, 녹취록의 존재는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변호사 선임 여부에 대해서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변호사를 선임하냐"며 "있었던 일을 소명하면 그것이 진실이라 생각한다. 오늘 전화로 소명을 할 수도 있었지만 직접 대면해 소명하는 것이 더 전달력이 있을 것 같아서 나왔다"고 답했다.

김종규는 재정위원회 결과가 나온 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입을 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냐는 질문에는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김종규의 바람대로 LG 측의 주장은 증거불충분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최준수 KBL사무총장은 "LG 쪽에서는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정보였지만 김종규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김종규의 소명을 듣고, 문제가 되는 코멘트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재정위원회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KBL 측은 녹취록 속에서 문제가 된 김종규의 코멘트에 대해 "시장가, 접촉할 수 있는 (구단의) 범위들이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단, LG가 목소리를 높인 'FA 제도 개선'은 향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최준수 사무총장은 "FA 제도 개선 방향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건과 관련해  10개 구단과 함께 차기 시즌부터 어떻게 FA 제도 운영할지 협의해 개선하도록 하겠다. 사전접촉을 없애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생각에 그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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