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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앨라배마, 낙태 규제법 통과…"성폭행 낙태도 안돼"

가장 강력한 낙태 규제법…낙태의사 최대 '99년형'
ACLU "공화당, 신체의 자유 대수롭지 않게 여겨"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19-05-15 17:23 송고
앨라배마 주지사의 저택 © 로이터=뉴스1
앨라배마 주지사의 저택 © 로이터=뉴스1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 의회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낙태 규제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성폭행 등으로 임신을 했을 경우에도 낙태할 수 없다는 내용과 함께 낙태를 시술한 의사는 거의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 법안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주도로 통과됐으며 케이 아이비 주지사에게 보내져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법안에는 낙태 시술은 범죄이며 시술한 의료진은 최소 징역 10년형에서 최대 99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됐다. 낙태는 산모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태아가 치명적인 상황에 처했을 경우에만 허용된다.

이번 낙태 규제법안이 주지사가 서명으로 법안이 승인될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번 법안은 그들이(보수당 의원들) 신체의 자유를 얼마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ACLU는 "법안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자가 낙태했을 경우에도 처벌하게 되어 있는데 이는 신체의 자유를 빼앗아 강제로 출산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미여성기구도 이번 법안에 대해 헌법에 위배된다며 "여성들이 신체와 건강, 삶에 대해 정치인들의 통제를 받던 어두운 시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의 바비 싱클턴 앨라배마 상원의원은 법안이 통과된 후 "당신들은(공화당 상원의원) 앨라배마주를 겁탈했다"며 "(이 법안의 통과는) 내 딸에게 앨라배마주에서는 남성들이 너를 겁탈해도 괜찮고, 설령 그로 인해 임신해도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상원의원을 겸임하고 있는 윌 에인스워스 앨라배마주 부지사는 이번 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태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조치"라며 반겼다.

그는 "'로 대 웨이드 판결'(Roe v. Wade)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며 "앨라배마가 그 길의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로 여성들의 낙태를 인정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보수 성향의 법관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일부 공화당원들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를 원하고 있다. 낙태와 피임을 지지하는 비영리 기구 구트마커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 50개주 가운데 28개주가 낙태를 제한하는 300개 이상의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yellowapo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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