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일반

조원태 총수 지정에 반기?…한진家 '남매의 난' 불씨

한진칼 내부서 반발…파벌싸움 방증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9-05-15 12:00 송고 | 2019-05-15 17:54 최종수정
한진家 3남매. 왼쪽부터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뉴스1DB)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한진그룹 총수 지정을 놓고 곳곳에서 경고음이 감지된다.

한진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동일인 변경을 위한 서류를 제출하자 지주사인 한진칼 이사회 내부에서는 "조원태 사장의 회장 선임은 의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거짓"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공정위가 조원태 사장을 그룹 총수로 직권 지정하기로 하고 한진칼이 이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시점에 맞춰 반대 세력이 등장했다.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한 관계자가 있다는 점은 한진그룹 내부에 파벌싸움이 격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세(勢)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승계분쟁이다.

공정위는 15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하며 한진그룹의 동일인(총수)을 지난달 별세한 고(故) 조양호 회장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 변경했다.

공정위는 조원태 사장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회장에 선임된 점 등을 들어 총수 직권 지정을 예고한 바 있다. 한진칼은 조원태 사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에 대한 서류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총수 변경이 이뤄졌다.

그런데 조원태 사장의 동일인 지정 근거 중 하나였던 지주사 한진칼 내부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한 매체는 4월 24일 열린 한진칼 이사회에서 조원태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의결됐으나 회장 선임은 결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원태 사장을 한진칼 회장으로 선임했다는 발표부터 공정위에 제출한 서류까지 모두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적법 여부는 이사회 의사록을 따져봐야 할 일이나 이같은 반발이 내부에서 나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사회 결의 등에 대한 정보는 직접 참석했거나 관여한 관계자가 아니면 나올 수 없다. 한진칼 내부에서 조원태 사장 체제에 반기를 든 세력이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고려할 부분은 조원태 체제에 반기를 든 파벌이 있다 해도 일부 관계자가 단독으로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줄을 선 총수 일가 누군가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상황이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 전조 현상으로 여겨지는 배경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999년 호텔 면세 사업부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그룹 호텔사업을 담당했다.

고 조양호 회장 생전 미국 LA의 윌셔그랜드센터 호텔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도 조 전 부사장이다. 대한항공 부사장 재직 때는 기내서비스와 호텔사업을 도맡았다. 그룹에서 호텔사업은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를 통해 영향력을 키웠다.

물론 조 전 부사장이 총수를 자처하긴 어렵다. 땅콩회항으로 경영에서 배재됐던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칼호텔로 경영복귀를 시도했다가 동생인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물벼락 갑질 사태로 모든 자리에서 다시 물러났다. 불법 가사도우미 고용 혐의 등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경영에 다시 나서려고 하면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아야 한다. 이 경우 한진그룹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다만 차후를 염두에 둔 '남매의 난'은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호텔사업 부문 등에서 조원태 사장과 큰 인연이 없는 관계자들은 이대로 가다간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빠질 수 있다.

조현아·현민 자매도 재산 분할과 경영복귀 등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조원태 사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한진칼 내부의 반대세력이 목소리를 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원태 체제를 둘러싼 내분 움직임은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현민 자매가 상속받을 고 조양호 회장 보유의 한진칼 지분 역시 조원태 회장의 온전한 우호지분으로 보기 어렵게 됐다.

경제계 관계자는 "조원태 사장 단독으로 그룹을 완전히 지배할 정도의 지분은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경영권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조양호 회장 사후 이해관계에 따라 나뉜 각자의 세력을 껴안을 묘수를 마련해야만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haezung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