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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 학자였던 전 남편 책의 진짜 저자였다"

가디언, 올가을 '손택:그의 삶' 전기 발간 예정
전기 작가 "손택이 썼다는 루머 진짜로 밝혀냈다"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9-05-14 17:46 송고 | 2019-05-14 17:51 최종수정
수전 손택(출처=가디언) © 뉴스1

미국의 작가이자 문화 평론가였던 수전 손택(Susan Sontag)이 사실은 한때 남편이었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필립 리프의 유명 저서를 썼던 필자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필립 리프가 집필했던 '프로이트: 모럴리스트의 마음'(Freud: The Mind of the Moralist)은 손택이 쓴 것이란 얘기다.

이 책은 이들이 이혼한 해인 1959년 출간됐다. UC버클리에서 공부하다 시카고대학으로 옮겨갔던 손택은 17세에 그 학교에서 강의하던 리프의 수업을 들었고 열흘만에 결혼해 8년간 살았다.

1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올 가을 출판할 벤저민 모저의 '손택:그의 삶'(Sontag: Her Life)이란 전기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1959년 출판된 리프의 '프로이트: 모럴리스트의 마음' 초판엔 서문에 "아내 수전 리프에게 특별히 감사하다"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1961년 판에선 이 문장이 없어졌다. 1959년 이혼하면서 손택은 리프가 단독으로 저작권을 가져가겠다는 주장에 동의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모저는 가디언에 보낸 성명에서 "수전 손택이 남편의 유명한 책 실제 저자란 소문이 오래 전부터 돌았다. 나는 연구 과정에서 손택이 정말로 그걸 썼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손택은 험악한 이혼 과정에서 남편이 아이(아들)를 데려가지 못 하도록 하기 위해 (리프가 단독 저작권을 갖기로 하는)이혼합의서에 서명하기로 했던 것일 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손택의 친구 중 한 사람은 모저에게 "(손택은) 그것(저작권 포기)은 피의 제물이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모저에 따르면 손택이 쓴 1957년 8월의 한 일기에는 "프로이트에 대한 자료를 계속해서 분류하고 메모를 했으며 2장(Ch. 2)에 대한 초안을 잡는 작업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1958년 친구인 제이컵 타우버로부터 온 편지엔 "그나저나 프로이트(책)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했나? 그건 범죄일 걸"이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손택이 그렇게 했다(저작권을 포기했다)고 하자 "위로가 되지 않는다. 넌 너의 지적인 공헌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손택의 친구였던 민다 래 아미란은 손택 부부가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사는 동안 "수전은 매일 오후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것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손택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이제 책과 관련해선 3단계에 진입했고 하루에 최소 10시간가량 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모저는 40년이 지난 뒤 리프는 손택에게 이 책의 사본을 담은 소포를 보내면서 책에 "수전, 내 인생의 사랑, 내 아들의 어머니, 이 책의 공동 저자(co-author): 나를 용서해줘. 제발. 필립으로부터"라고 썼다고 밝혔다. 손택은 2004년, 리프는 2년 후인 2006년 사망했다.  

손택은 '캠프에 관한 단상'과 '해석에 반대한다' '타인의 고통' 등 비평서는 물론 소설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기고문을 발표하거나 1988년 서울 올림픽 때엔 한국을 방문, 구속된 한국 문인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사회 운동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올해의 코스튬 인스티튜트 갈라(멧 갈라) 전시 제목을 손택이 제안한 '캠프'에서 영감을 얻어 '캠프: 패션에 대한 단상'으로 정하기도 했다.


s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