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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하메스 부럽지 않은 '손날두', 레벨이 달랐던 손흥민

벤투호,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서 2-1 승리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3-26 22:07 송고 | 2019-03-26 22:13 최종수정
손흥민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 득점을 한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손흥민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 득점을 한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콜롬비아전을 하루 앞둔 25일 공식 회견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상대가 볼리비아보다 강하다고 해서 수비에 치중하진 않을 것이다. 콜롬비아 선수들의 능력이 좋고 팀 조직력 또한 차이가 있으니 상황들이 똑같이 진행되진 않겠으나 '베이스'는 볼리비아전처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찬스를 만들 수 있고 그래야 득점이 나온다. 어떤 포메이션을 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타일이 중요하다"면서 "콜롬비아처럼 강한 상대에게도 우리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며 엉덩이를 빼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볼리비아전과 같은 포메이션의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그 속에서 다시금 '손 톱'이 가동됐다.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돼 선봉장으로 나섰는데, 그 막중한 임무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전반 7분 만에 손흥민의 첫 슈팅이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중앙으로 꺾어 들어가면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다소 먼 거리였으나 과감했다. 불과 1분 뒤 후방에서 침투된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또 다시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슈팅을 때렸다. 경기 초반부터, 철저하게 욕심을 내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리고 전반 16분 손흥민의 발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황의조가 측면으로 찔러준 패스를 빠르게 쇄도하면서 정확하게 발에 붙인 손흥민은 각도가 좁았음에도 오른발 슈팅으로 시도했고 이것이 골키퍼 두 손 사이를 빠져 나가 콜롬비아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워낙 강했기에 가능했고 슈팅 이전 공을 컨트롤하던 모습이 일품이었다.
손흥민은 2분 뒤에 더 좁은 상황에서 다시 비슷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번에는 반대편 골대를 때리며 추가 득점에 성공하진 못했다. 말하지 않아도 의지가 들렸다. 기회가 주어지면 무조건 때린다는 마음가짐이 강하게 느껴졌다.

최근 대표팀에서 손흥민은 일종의 보조자 느낌이 강했다. 상대의 집중견제에 시달리면서 플레이가 여의치 않았던 이유도 있었고 자신이 잘하는 위치보다는 팀의 아킬레스건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으며 어느 정도 희생한 이유도 있었다.

아시안컵이 실패로 끝난 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손흥민이 가지고 있는 장점, 돌파와 슈팅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했다. 그를 도와야한다"는 분석을 내놓았고 그것을 실행하는 방안이 '손 톱'이었다. 볼리비아전에서 투톱으로 나섰던 손흥민은 비록 골을 터뜨리진 못했으나 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잡고 슈팅까지 이어지는 빈도가 늘었다.
손흥민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손흥민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가능성을 본 손흥민은 콜롬비아전에서 더 강한 이기심으로 무장해 시작부터 독을 품었고, 결국은 침묵을 깼다. 손흥민이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기록했던 것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과의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지난 볼리비아전까지 8경기 동안 침묵했는데, 아주 강한 상대 콜롬비아 앞에서 이름값을 했다.

골을 터뜨리고도 손흥민의 욕심은 멈추지 않았다. 슈팅을 워낙 많이 시도해 '난사왕'이라 불리기도 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연상시키는 '손날두'처럼, 건강한 이기심을 경기 내내 발휘했다. 그 건강한 이기심은 동료들에게도 전이됐다.

1-1 상황이던 후반 13분, 이재성은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과감한 왼발 슈팅을 시도 추가골을 뽑아냈다. 중앙에 손흥민이 있었음에도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고 최상의 결과를 냈다. 이 득점과 함께 결국 한국은 2-1로 승리하는 이변을 완성시켰다.

손흥민은 후반전 들어 더 심한 마크에 시달리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순간순간 동작은 역시 '클래스가 다르다'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부럽지 않은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벤투호다. 지금 한국 축구는 손흥민의 시대를 살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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