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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① '드라마 신작 성적표'…웰메이드 '자백', 물만난 이준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03-26 10:20 송고
tvN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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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주말드라마 '자백'(연출 김철규 윤현기/극본 임희철)이 주연 배우들의 열연과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으로 흥행 청신호를 켰다. 법정수사물로서 2회 만에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시청률 5%대를 빠르게 돌파, 앞으로의 선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난 23일 오후 9시 처음 방송된 '자백'은 한번 판결이 확정된 사건은 다시 다룰 수 없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그 법의 테두리에 가려진 진실을 쫓는 자들을 그린 법정수사물이다. 첫 방송이 4.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2회가 5.4%의 시청률을 각각 나타냈다.
◇ 법정물과 수사물의 미덕

'자백'은 법정물과 수사물을 동시에 무게감 있게 풀어냈다. 5년의 간격을 두고 발생한 두 개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최도현(이준호 분)을 중심으로 한 법정 드라마와 사건의 진범을 쫓는 집념의 형사 기춘호(유재명 분)의 수사 드라마가 동시에 그려졌다. 최도현과 기춘호 사이에는 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한종구(류경수 분)가 있었다.

최도현은 5년 전, 한종구의 사건을 수임한 후 무죄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5년 후엔 상황이 달라졌다. 한종구는 자신이 진범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범행 수법 등 증거들이 모두 그를 가리키고 있었고 사건의 정황은 수상했다. 최도현이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현장을 찾아가고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는 모습까지, 미스터리한 상황이 이어져 더욱 긴장감을 자아냈다.
재판도 최도현과 한종구에게 더욱 불리하게 흘러갔다. 이에 기춘호는 최도현에게 두 번째 사건에서의 한종구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알고 있다며, 대신 첫 번째 사건에서 살인죄의 대가를 물을 방법을 찾아내라 했다. 변호사로서 고민하던 최도현은 결국 재판에서 한종구에게 5년전 살인 사건의 진범이냐 물었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 자백을 한다고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했지만 한종구는 쉽게 입을 열지 않아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했다.

최도현은 한종구로부터 5년 전 사건에 대한 자백을 이끌어내는 대신, 기춘호로부터 현재 사건의 무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받아내야 하는 상황. 피고인에게 "당신이 5년 전 살인 사건의 살인범이냐"고 물어야 하고 피고인의 5년 전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하는, 변호사로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낼지, 또한 두 번째 살인사건의 진범은 누구일지 몰입도는 2회만에 고조됐다. 또한 최도현과 사형수인 아버지의 이야기 또한 어떻게 전개될지 더욱 궁금증이 증폭됐다.

◇ 이준호의 또 한 번의 성장  

전작들에서 연기력과 잠재력을 입증해온 이준호이지만, '자백'에서는 물을 제대로 만난 듯 진가는 더욱 빛났다. '자백'은 이준호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이전에 일찍이 그를 선택했던 감독들의 선구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동시에 성장과 활약을 지켜보는 묘미가 확실한 드라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6년 3월 방송된 tvN '기억'에서도 한 차례 변호사 역을 맡았지만 이번엔 한층 더 깊어진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이준호는 안정감을 주는 정확한 발성과 캐릭터 분석으로 최도현이라는 변호사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변호사로서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보여준 것 뿐만 아니라, 법정신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냉정한 카리스마까지 이준호의 최도현은 1회부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아버지가 사형수라는 아픈 가족사부터 형사 기춘호와 용의자 한종구를 대하는 혼란스러운 눈빛까지, 인물이 품은 내면을 호소력 있는 감정 연기로 전달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 유재명의 열연, 김철규 감독의 연출력

유재명은 '자백'에서 또 한 번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5년 전 판결에 불복하고 홀로 진실을 쫒고 있는, 집념의 전직 형사반장 역할 그 자체인 듯한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형사로서의 외형부터 눈빛, 그리고 감정 표현까지, 유재명의 기춘호는 등장부터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인물의 감정에 이입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전직 베테랑 형사로서 자신의 판단과 신념에 대해 끝까지 확신을 갖고 날카롭게 최도현을 압박하는가 하면, 치열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이끌어낸 '자백'의 완성도 높은 연출력도 주목할 부분이다. 전작 '마더'에서의 감성적인 연출과 달리 전혀 다른 결의 작품임에도 감각적인 장르물 연출로 또 한 번 인상적인 연출력을 보여줬다. 살인 사건의 잔혹함을 드러내지 않고도 공포감,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연출력이 돋보였고, 법정신에서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계산도 치밀했다. 김철규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강렬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해서 매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장르물 속 각 캐릭터의 휴머니즘도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된다.


aluem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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