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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문제 해결 위해선 '공공정자은행' 설립돼야"

'제1회 국제 정자은행 학술대회' 고대구로병원서 열려

(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2019-03-24 11:24 송고 | 2019-03-26 19:16 최종수정
세이지 오가와 게이오의대 산부인과 교수(왼쪽), 박남철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  올라 스커크 크리오스 회장,  박기식 부산경제진흥원 원장 등 관계자들이 '2019 제 1회 국제 정자은행 학술대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규빈 기자
세이지 오가와 게이오의대 산부인과 교수(왼쪽), 박남철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  올라 스커크 크리오스 회장,  박기식 부산경제진흥원 원장 등 관계자들이 '2019 제 1회 국제 정자은행 학술대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규빈 기자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난임 부부를 돕고, 역대 최저 출산율인 0.98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공공정자은행을 설립해야 한다."

박남철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에서 열린 '2019 제 1회 국제 정자은행 학술대회(The 1st International Conference for Sperm Bank)'에서 <뉴스1>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공공정자은행은 정부 지원을 받아 난임 부부가 기증받은 제3자의 정자로 인공수정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결혼을 늦게 하거나 항암치료 등으로 정자를 미리 보관하는 시설을 말한다. 채취된 정자는 -196℃에서 액체질소를 써서 급랭시키는데, 한번 얼리면 수백년 뒤에도 해동시켜 인공수정에 사용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정자은행인 덴마크 '크리오스'의 올라 스커크 회장 역시 "기증받은 정자를 인공수정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자 주변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유전자를 검사하는 등 100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선별된 정자만 인공수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성공률은 1회시 20%, 2회시 40%, 3회시 60%로 높아, 다른 시술에 비해 산모의 몸에 가는 부담이 적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정자은행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5년 3조6600억원에서 2025년 5조6200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커크 회장은 "덴마크 역시 정자은행 활성화와 더불어 임산부 출퇴근 보조 서비스, 임신 휴가 6개월제 등 제도 마련으로, 현재 출산율은 1.79명에 달한다"라며 "정자은행을 찾는 여성의 절반은 일, 학업 등으로 늦은 나이에 임신을 원하는 변호사, 의사 등 비혼 전문직 여성"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국가에서 설립한 공공정자은행이 없을 뿐더러, 미혼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을 수 있는 관련 법안도 없는 실정이다. 특히 무정자증 남성은 남편의 정자를 몸 밖에서 수정시켜 아내의 자궁에 넣는 시험관 아기 시술은 시도조차 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정자를 기증받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난임 부부가 젊은 대학생들의 정자를 사는 불법적인 매매도 성행하고 있다. 

세이지 오가와 게이오의대 산부인과 교수도 "일본 역시 불임 부부가 제 3자의 정자를 기증받는 것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있지만, 한 명의 정자 기증자 당 최대 10명까지 인공수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회 차원에서 인공수정 표준 작업 지침은 제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박남철 이사장은 "생명윤리법 등 관련 법안이 개정되어, 빠른 시일 내 부산에 공공정자은행을 설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정자은행은 의료기술 뿐만 아니라 의료 정보 보안을 위한 ICT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한국은 아시아 공공정자은행의 허브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학회는 덴마크, 미국 등 200여명의 의료진과 의료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r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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