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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침묵 속 볼턴 '판 관리 모드'…北궤도 이탈 방어

트럼프, 최선희 기자회견에도 닷새째 대북 관련 침묵
볼턴 발언에서는 '공세적→수세적' 미묘한 톤 변화 감지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9-03-20 18:01 송고 | 2019-03-20 18:12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최후통첩'성 메시지에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이례적 침묵을 지키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 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불필요한 확전을 막고 대화 국면을 지속하기 위한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노이 후 트럼프 대통령의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수세적 태도를 보이며 '판 관리'에 나선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협상 중단 검토를 선언한 최 부상의 기자회견 이후 닷새가 지난 20일 현재까지 대북 관련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경기 향상과 언론이나 민주당 비판과 관련한 트윗을 연일 올리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런 상황에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전면에 나서왔던 볼턴 보좌관의 발언 추이에서는 미묘한 톤 변화가 감지된다.

볼턴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재개한다면 대통령은 자신이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실험 중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러 차례 그에게 했던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기로 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real impact)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약속을 어기고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경고성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그간 북한에 '빅딜'을 압박하며 연일 공세적으로 발언해온 것에 비하면 궤도 이탈을 막으려는 '수세적' 태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볼턴 보좌관은 하노이 결렬 이후 연일 언론에 "북한은 핵과 생화학무기 등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일괄타결식 '빅딜' 수용을 압박해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볼턴의 그간 발언이 미국의 요구사항을 어필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현재의 협상 구도를 깨는 이상 행동을 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의 궤도 이탈을 막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최 부상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볼턴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하노이 회담 결렬의 주범으로 지목한 것이 배경 중 하나가 됐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최 부상이 결렬 원인으로 지목한 두 사람이 공세적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협상의 판을 완전히 깨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도 이 점을 인식해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 판을 관리하는 국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하노이 이후 볼턴식 '일괄타결'로 태세를 전환한 데 이어 최근 대북 제재의 고삐를 쥐고 있는 유엔과 안보리 이사국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북한 압박의 선봉에 선 듯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건 대표는 19일 런던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의 카운터파트를 잇따라 만나며 대북제재 지속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14일에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 15개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전까지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bae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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