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김정은 '새 결심' 국면서 '외교' 풀가동하는 北

주중·주러·주유엔 등 비핵화 협상 관련국 대사 동시 귀국
비핵화 협상 새 국면서 '외교' 라인에 힘 실릴 가능성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9-03-20 15:09 송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AFP=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AFP=뉴스1

북한의 주요국 주재 대사들이 전격 평양으로 귀국한 것으로 전해지며 관련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양 귀국이 목격된 인사들은 지재룡 주중 대사와 김형준 주러 대사,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인 19일 베이징에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외에 다른 주재국 대사들의 귀국 동향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주요 대사들의 귀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새 결심'을 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이징에서 목격된 대사들의 면면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이며 우군을 확보한 상태다.
유엔의 경우 대북 제재 문제와 연관이 있을 뿐 아니라 수교국이 아닌 북미 관계에서 사실상 핵심 소통 채널로 기능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의 귀국이 김 위원장의 새 결심에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치거나, 새 결심이 이들 외교 채널들의 향후 행보의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외교 라인의 활동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이들 외교 인사들의 동향도 주목을 받는 측면이 있다.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직후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을 앞세워 관련 입장을 밝힌 후부터 연이어 외교 채널을 메시지 창구로 이용하는 모양새다.

최 부상은 하노이 현지에서 기자들과 접촉을 가진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은 위원장의 '새 결심'이 있을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북한의 외교 라인이 비핵화 협상의 '스피커'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지난해 비핵화 협상의 개시 이후 외교 라인을 제치고 전면에 나섰던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필두로 한 통일전선부 라인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가시적 활동이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주재국 대사들이 평양으로 귀환한 것을 두고 북한이 새로운 전략 구상에 이들의 역할을 참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북한의 비핵화 협상의 주 채널이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이 4월 초로 예상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회의를 위해 귀국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치러진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에서 모두 당선자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아직 최고인민회의 14기 첫 대의원 회의 관련 공고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인사들이 이 회의 참석을 위해 귀국했을 것으로 보기에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오히려 14기 대의원의 첫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새 결심'을 공표하기 위해 이들이 전략 구상 차원에서 귀국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로선 가정할 수밖에 없지만 김 위원장의 '새 결심'에 외교 라인 인사들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경우 북한의 향후 스탠스를 짐작할 수 있는 측면은 있다.

이른바 대미 '강경파'로 분류된 통전부 라인과 비교해 과거 9.19 공동성명 등 대미, 북핵 문제 관련 외교적 협상의 풍부한 경험이 있는 외교 라인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경우 북한은 향후 '무력 도발' 보다는 대화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새 결심이 비핵화 협상의 중단을 포함한 '강경 노선' 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를 지속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미국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일대일 협상에 의지하기보다는 다른 관련국과의 유대 강화 내지는 공동 전략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협상 방식에 변화를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그간 두 정상 간의 논의에 의지하는 '탑 다운'식 협상에서 실무 간 협상이 심화되는 것을 대비해 외교 라인을 강화, 정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eojiba3@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