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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조만간 '새로운 길' 담은 성명 발표 가능성

北최선희 부상 "美, 하노이 회담서 황금같은 기회 날려"
'강 대 강' 대치 가능성 낮아…金 '자력갱생''주도적 비핵화' 밝힐 듯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9-03-15 15:23 송고 | 2019-03-15 15:30 최종수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3.1/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3.1/뉴스1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중이라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2017년과 같은 북미 간 극단적 대치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와 AP통신,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 부상은 15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전하며 "북한은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거나, 이런 식의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부상은 또 "미국은 지난달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며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계속 중단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계속 강경 메시지를 보내니까 북한이 일단 기 싸움 차원에서 던진 것 같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가게 되면 양측이 자존심 싸움으로 가게 되고 그러면 다시 봉합되기 쉬지 않게 된다"고 진단했다.

최 부상이 언급한 "이런 식의 협상"은 하노이 제 2차 북미정상회담과 이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언론 인터뷰와 강연 등을 통해 밝힌 협상 방침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콘퍼런스에서 "우린 (북한의)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상이 협상 중단 고려를 언급하며 공을 미국 측으로 넘겼기 때문에 일단 북한은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을 기점으로 대북 협상의 중심에 강경파들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이는 미국이 유화적 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양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선 핵을 갖고 얻어낸 게 있어야 하는데 양보를 하게 되면 북한 주민들에게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통치력에 흠집이 생긴다고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협상 판을 깨버리고 과거와 같은 '강 대 강' 대치 상황으로 상황을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핵 및 미사일 모라토리움(유예) 약속을 스스로 위반하면 추가 경제 제재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만약 김 위원장이 협상 중단과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재개를 선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축소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북한은 다시 국제사회에서 매우 심각한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을 놓고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하반기 북미 협상 교착을 보며 이를 꺼내들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모습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형 교수는 "새로운 길"에 대해 "전체 맥락에서 보면 자력갱생이다. 미국을 제외하고 국제사회를 향해선 주도적 비핵화를 밝힐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도발만 안하면 제재 수준이 더 높아지지 않을 것이고. 군사 옵션이 거론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는 국경지대라도 제재를 조금 느슨하게 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북한은 버티기 자세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북미 간 협상에서 진전이 없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4월 초 최고인민회의 개막에 맞춰 성명을 발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동엽 교수는 "지난해 경제로 매진하는 새로운 전략노선을 정당화할 것이다. 현 정세설명을 통해 그 길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 핵을 움켜쥐고 자력자강을 바탕으로 더디지만 한발 한발 나아가기 위해 내부 결속을 강조할 것이다. 그렇지만 핵은 언제든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면 내려놓겠다고 말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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