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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도 반란'… 트럼프, 거부권만으론 상황 못 바꿔

비상사태 저지안 상원 통과…트럼프 '거부권 행사'
'러시아 스캔들' 수사·北中 교착상태로 최대 위기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9-03-15 13:39 송고 | 2019-03-15 14:00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대내외적으로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여당의 반란에 직면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리더십에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무력화하는 미 의회 결의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집권당인 공화당 상원의원 12명이 트럼프에 반기를 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지만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작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이후, 하원의 전방위 공세에 몰린 상황에서 여당의 반란으로 리더십이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반란표 규모는 당초 5표 전후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예상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밋 롬니(유타)와 수전 콜린스(메인),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마크 루비오(플로리다), 랜드 폴(켄터키), 마이크 리(유타) 상원의원 등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과 국경 비상사태를 놓고 싸우려 했다. 어쨌든 그는 패배했다(He lost anyway)'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경장벽에 찬성해 온 여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며 주목했다.

반기를 든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표결이 '국경 안보'가 아니라 '권력분립' 원칙에 대한 투표였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가 아닌 예산 전용 등 다른 방식으로 국경장벽 건설 자금 57억달러를 조달했다면 대통령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했다. 

WP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을 비롯해 공화당 의원들은 계속해서 백악관과 대화하고자 노력했다. 국가비상사태 합법성에 관한 행정부 측 논거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고도 연방 예산을 전용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그 어느 것도 답하지 않은 채 결의안 반대표를 막는데만 급급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트럼프가 공화당의 반란을 막지 못한 이유' 기사에서 "대통령의 무계획적인(haphazard) 설득 노력이 공화당의 반란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이 의회를 설득하거나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면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 중 상당수는 국경장벽을 쌓고 싶어했고, 백악관과 협상하고자 노력했지만 대통령은 의회와 충돌을 피하는 데 무관심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정책에서도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최종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고, 대통령 옛 측근들은 의회 청문회 증언대에서 폭로전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 지원 사격이 절실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내 통제권마저 잃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여기에 북한, 중국과의 회담도 교착 상태를 보이면서 대외 정책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아무 합의도 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했다. 곧 타결될 듯했던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난관에 부딪혔다. 트럼프가 하노이에서처럼 판을 엎을까 우려해 중국 측이 회담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angela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