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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의 '종교'가 등장했다

[박영숙의 미래여행]

(서울=뉴스1) 박영숙 세계미래보고서 2019 저자 | 2019-02-24 08:05 송고
 
 
암호화폐 투자가에게 암호화폐는 일종의 종교와 같다.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해도 투자자들은 '존버(매도하지 않고 버티는 것)하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종교가 등장해 화제다.

'제로타임스오메가'(0xΩ)는 이더리움 위에 기록된 신흥 종교다. 매트 리스톤 제로타임스오메가 창립자는 지난해 5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미술관 '뉴뮤지엄'에서 종교를 소개하며 '프레임 페이퍼'라고 불리는 40쪽짜리 성경을 배포했다.

리스톤 창립자는 "신도간 믿음에 대한 내용을 합의해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신도들과 민주적으로 의견을 교류하며 관계를 쌓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황, 달라이라마, 랍비 등 종교가 소수의 의견과 결정으로 움직이는 현황을 비판하며 모든 신자가 동일한 통치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블록체인'을 적용한 종교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은 거래 원장을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로 해킹이나 위·변조가 어렵다. 따라서 제로타임스오메가는는 '투표'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종교에 도입해 신도와 함께 여러 절차를 결정하고 합의내용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합의에 도달할 수 없게 될 경우 2개의 종교로 '하드포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특정 시점에서 급격하게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의 보안취약점이 발견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개선할 때 진행한다.

기부금 운용내역도 투명하다. 신자는 자신이 기부한 내역과 지출사항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부자들은 기부금이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리스톤 창립자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기부금 유용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신자들의 자선기부를 더 많이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부금 수익은 모두 자선 목적으로 사용되며 재정적 이익을 내지 않을 것을 확실히 했다.

애드리언 사전트 영국 웨스트 잉글랜드대학교 교수는 "기부자가 참여의식이 강할수록 기부를 멈추거나 이탈할 가능성이 작다"며 "기부자의 참여를 키우려면 비영리기관이 정직하고 선의를 신뢰하도록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리스톤 창립자는 자신이 종교의 리더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제로타임스오메가 내에서 크립티시아(암호화를 의미하는 '크립토'와 구주를 가리키는 '메시아'의 합성어) 등으로 불리지만 "모든 신도가 평등해야 한다"며 해당 호칭을 거절하고 있다.


hwa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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