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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논란' 김보름 "지옥같은 고통…노선영 대답 듣고파"

평창올림픽 팀추월 경기 1주년 맞춰 SNS에 심경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9-02-20 10:33 송고
김보름과 노선영이 지난해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순위결정전을 마친 뒤 휴식을 취하는 모습.(뉴스1 DB). /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김보름과 노선영이 지난해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순위결정전을 마친 뒤 휴식을 취하는 모습.(뉴스1 DB). /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왕따 논란'의 가해자로 비난의 중심에 서 있던 김보름(26)이 피해자로 지목된 노선영(30)에게 진실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김보름은 지난 19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1년 전 오늘 2018년 2월19일에 평창올림픽 팀 추월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는 아직까지도 논란거리도 남아 있다. 당시 김보름은 노선영, 박지우와 함께 출전해 노선영을 멀찍이 둔 채 박지우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에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을 왕따시켰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논란이 되자 김보름은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을 흘리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 링크에서 관중들에게 절을 하며 다시 한 번 눈물을 보였다.

올림픽을 마친 뒤 김보름은 어머니와 함께 정신과에 입원해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다. 병원에서 심리적 불안을 이유로 입원을 권유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박탈' 청원이 올라오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탓이다.
하지만 김보름은 지난 달 2010년부터 지난해 올림픽 시즌까지 노선영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폭로하며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이에 따라 1년 전 '왕따논란'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김보름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올림픽이 끝나고 사람들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정신적 고통은 갈수록 깊어져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운동을 다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그간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렸다.

이어 김보름은 "선수촌에서 7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괴롭힘은 하루하루 지옥 같았고 다른 몇몇 후배들도 모두 고통 속에 살았다"며 "이제는 더 이상 그런 피해를 보는 후배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최근 폭로 내용을 다시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김보름은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싶다. 진실을 밝히고, 고통받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평창올림픽 당시 수많은 거짓말들과 괴롭힘 부분에 대해서 이제 노선영 선수의 대답을 듣고 싶다"며 글을 맺었다.

다음은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 SNS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SNS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1년 전 오늘 2018년 2월 19일에 평창올림픽 팀 추월 경기가 있었던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저는 사람들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정신적 고통은 갈수록 깊어져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운동을 다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더 이상 운동선수로서의 가치도 희망도 모두 잃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평생 운동만 한 제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단 하루도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격려 속에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우려와 달리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시 스케이트를 타면서, 저는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웃고, 같이 생활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 고통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1월 노선영 선수에 대한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노선영 선수에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수촌에서의 7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괴롭힘은 하루하루 지옥 같았고 저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후배선수들도 모두 고통 속에 살았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피해를 보는 후배선수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지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무수한 고통을 참고 또 참으며 견뎌왔습니다.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고통받지 않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평창올림픽 당시 수많은 거짓말들과 괴롭힘 부분에 대해서 이제 노선영 선수의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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