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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로 간 케이로스, 한국축구와의 인연은 계속된다

3월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콜롬비아 평가전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2-20 10:30 송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왼쪽)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6년 10월11일 오후(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한국은 0-1로 패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왼쪽)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6년 10월11일 오후(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한국은 0-1로 패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지난 2013년 6월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는 4만3343명의 구름관중이 모여 당시 최강희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축구대표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을 응원했다. 그 경기는 대회 출정식을 겸하고 있었고 대한축구협회는 이란전 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일종의 잔칫날이었다.
이런전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의 본선진출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었기에 부담이 덜했던 경기다. 하지만 잔칫상이 엎어졌다.

경기는 기대와 달리 이란의 1-0 승리로 끝났다. 후반 14분에 나온 이란 구차네자드의 선제골이 이날 유일한 득점이었다. 그리고 경기 내내 신경전을 펼치던 이란 케이로스 감독이 그 유명한 '주먹감자'를 날리면서 흥겨운 판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케이로스와 한국축구의 인연은 '악연'이었다.

2011년 4월부터 이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케이로스는 울산에서의 그 경기를 포함, 한국과 5번을 겨뤄 4승1무라는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마주칠 때마다 경기 전후로 독설로 신경전을 유발하는 등 '밉상'이었는데 결국 모든 이미지는 우리를 상대로 잘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2019 UAE 아시안컵을 끝으로 이란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한국과의 인연은 정리되는 듯했다. 그의 다음 행선지가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로 결정되면서 더더욱 멀어지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꽤 질긴 인연이다. '콜롬비아의 케이로스'와 벤투호가 만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8일 "축구대표팀이 3월22일 금요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나흘 뒤인 26일 화요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경기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아쉬운 성적에 그쳤던 벤투호가 심기일전, 다시 뛰는 무대다.

애초 3월 평가전의 관심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친선경기였다. 하지만 베트남 U-23 대표팀을 겸하고 있는 박 감독이 일정이 겹치면서 불발됐다. '화제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으나 결과적으로는 전력이 더 좋은 팀들과 격돌하게 됐다.

첫 상대인 볼리비아는 FIFA 랭킹 60위로, 한국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더 주목할 팀은 콜롬비아다. FIFA 랭킹 12위에 빛나는 강호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등 화려한 선수진을 자랑한다. 여기에 최근 케이로스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부임해 보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생겼다.
이란을 떠나 콜롬비아 사령탑이 된 케이로스가 다시 한국을 찾는다. © News1 신웅수 기자
이란을 떠나 콜롬비아 사령탑이 된 케이로스가 다시 한국을 찾는다. © News1 신웅수 기자

기본적으로 케이로스 감독과 한국 대표팀의 관계가 계속 '악연'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여기에 벤투 감독과의 인연도 재밌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1991년부터 1993년까지 포르투갈 A 대표팀을 지휘했는데, 이때 '선수' 벤투를 선발한 적 있다. 일종의 사제지간인 셈이다.

스승도 제자도 물러날 수 없는 한판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자신에게 중책을 맡긴 콜롬비아 축구협회와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야한다. 이란을 아시아 정상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전리품을 앞세워 다시 '메인 무대'로 되돌아간 셈인데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한다. 케이로스의 콜롬비아는 3월22일 일본과 대결한 뒤 한국을 찾는다. 호락호락한 일정은 아니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도 3월 일정은 의미가 적잖다. 지난해 승승장구하다가 자신의 첫 시험대와 다름없던 아시안컵에서 쓴잔을 마쳤다. 부임 초 찬사를 보내던 여론도 꽤 식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반전을 도모해야한다. 오는 9월부터 시작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앞서 판을 새로 짜고 다양한 선수를 실험해야한다는 것이 큰 지향점이지만 결과가 형편없다면 좋을 것 없다.

기본적으로 한국 축구와 연이 있는데 이번에는 벤투 감독과의 과거도 얽혀 있다. 콜롬비아로 간 케이로스와 벤투호의 만남. 흥미로운 대결이 예고돼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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