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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가 이덕무에게서 배우는 자기다짐과 삶의 가르침

[신간] 열여덟 살 이덕무

(서울=뉴스1) 이영섭 기자 | 2019-02-20 08:10 송고 | 2019-02-20 10:20 최종수정
열여덟 살 이덕무© 뉴스1

조선 후기 명문장가이자 북한파 실학자인 이덕무(1741~1793)가 자기다짐, 수신 등에 관해 쓴 글을 모았다.
우리 시대 일급 고전학자 중 한 명인 정민 한양대 교수가 옮겼다.  

제목에 '열여덟 살'이 들어간 연유는 이덕무가 18살부터 5년간 쓴 글들이어서다.  젊은 시절 이덕무의 인생관이 녹아있는 책이다.

그러나 내용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역자는 "이덕무가 이 글을 쓴 나이보다 세배는 더 산 내가 그의 젋은 시절의 글을 읽고 감상을 달면서 나는 인간이 과연 발전하는 존재인가를 물었다"고 밝혔다. 이덕무의 젋은 시절 성취가 어느 시대에서 보더라도 경지를 이뤘다는 얘기다. 

책은 4개 부분으로 이뤄진다. 이덕무가 △18세때 쓴 무인편(戊寅篇)' 38칙, △23살때 쓴 세정석담(歲精惜譚) 43칙,  그리고 △'병세집'에만 수록된 적언찬(適言讚) 8칙, △열 다섯 살 누이를 위해 수물한살의 오빠가 써준 매훈(妹訓) 17칙 등이다.
이들 글들은 모두 교훈적이다. 무인편은 고3 모범생의 자기다짐과 같은 느낌이 나고, 세정석담은 세월과 정신은 한번 시들면 다시 되돌릴수 없으니 눈앞의 시간을 아껴 소중하게 보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적언찬은 쾌적한 인생을 살기 위해 거쳐야만 할 단계를 여덟 장절로 정리했다. 젊은 시절 이덕무 인생관의 정수가 담겨 있다. 박지원이 이 글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자기 글 여러 곳에 끌어다 썼다고 한다.

매훈은 어린 두 누이를 위해 여성이 갖춰야 할 덕목을 4언6구, 16수로 정리했다.

책에서 눈에 띄는 구절들을 찾아보면 "말은 간결하게 하고, 걸음은 신중하게 한다. 마음을 언제나 한 일(一)자 위에다 둔다"(무인편 한결같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봄바람의 화창한 기운처럼 대해서 여유작작해야 한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푸른 하늘에 뜬 밝은 해와 같이 처리해서 편하게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무인편 여유) 등이 있다. 

잚은 이덕무의 인생관이 녹아있는 적언찬은 8개 핵심어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가 식진(植眞)이다. 참됨을 심는다는 뜻으로 참된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론 관명(觀命)으로 운명을 살펴 나아갈 자리인지 가릴수 있어야 한다.

이어 △뒤섞여 어지러운 곳에서 벗어나도록 경계한다는 병효(病殽) △비방을 멀리하는 둔훼(遯毁) △정신의 기쁨을 추구하는 이령(怡靈) △진부함을 덜어내는 누진(耨陳) △벗과의 사귐을 신중하는 간유(簡遊) △얼마간의 유희정신이 필요하다는 뜻의 희환(戱寰) 등의 단계를 거치면 인생은 풍요롭게 된다는 게 이덕무의 생각이다.

◇ 열여덟 살 이덕무 / 이덕무 지음 / 정민 옮김 / 민음사 /1만5000원


sosa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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