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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중국의 안하무인, 도를 넘어섰다

중국인들 티베트인이 토론토대 학생회장 당선되자 집단 반발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2-18 07:30 송고
토론토 대학 스카버러 캠퍼스 학생회장에 당선된 티베트인 체미 하모 - CBC 갈무리
토론토 대학 스카버러 캠퍼스 학생회장에 당선된 티베트인 체미 하모 - CBC 갈무리

캐나다 대학가에서 티베트 출신 활동가가 학생회장에 당선되자 중국 한족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CBC방송은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프리 티베트(Free Tibet)’의 일원인 체미 하모(22)가 최근 토론토대학 스카버러 캠퍼스의 학생회장에 당선되자 중국인들의 반발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하모는 티베트 출신 캐나다 시민권자로, 수년간 토론토에서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활동을 해 왔다.

하모가 학생회장에 당선되자 온라인상에서 하모의 학생회장직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중국 유학생들이 하모의 학생회장 취임을  반대하는 청원을 하고 있다 - 웨이보 갈무리
중국 유학생들이 하모의 학생회장 취임을  반대하는 청원을 하고 있다 - 웨이보 갈무리

중국인 유학생들은 하모의 학생회장 출마 당시에도 하모의 학생회장 출마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을 했으며, 하모가 당선되자 취임을 반대하는 청원을 올리고 있다. 하모 취임 반대 청원은 1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나다는 중국 당국이 대학 캠퍼스까지 침투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 중국 유학생들이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의 사주를 받고 이 같은 행동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는 이런 의심을 품을만하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6년 “외국에서 유학하는 학생들도 애국심을 가져야 한다”며 해외 유학생들을 연결시키는 네트워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 주석은 “유학생들도 공산당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당국이 중국 공산당의 개입을 의심할 근거가 충분한 것이다.

그러자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행동이고 이를 지지한다”며 개입설을 일축했다. 중국 대사관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시장(티베트)과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중국의 영토다. 어떤 국가나 단체가 이들의 독립을 지지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활동은 자발적이며 이를 지지한다는 성명 -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 홈피 갈무리
학생들의 활동은 자발적이며 이를 지지한다는 성명 -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 홈피 갈무리

대사관의 주장대로 유학생들의 자발적 행동이었다고 치자. 그러나 방법이 잘못됐다. 캐나다가 만약 티베트인을 정부의 어떤 직위에 임명했다면 중국인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라며 반발할 수 있다.

그러나 하모는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그것도 캐나다 정부와 직접 관련이 없는 학생단체의 대표가 됐다. 그럼에도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캐나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 현재 14만 명의 중국 학생이 캐나다에 유학하고 있다. 이들이 진정 하모의 당선을 바라지 않았다면 취임 반대라는 억지를 부릴 것이 아니라 낙선운동을 통해 그의 당선을 사전에 막았어야 했다. 그것이 캐나다 등 민주사회의 방식이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명실상부한 세계의 패권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은 막대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앞세워 영국을 제치고 패권국에 올라섰다. 미국이 경제력과 군사력만 가지고 세계의 패권국이 됐을까?

미국은 경제는 자본주의, 정치는 민주주의라는 ‘비전’을 세계에 제시했다. 이후 세계 각국은 여러 시행착오 끝에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앞 다투어 미국을 추종했다. 중국마저 민주주의는 한사코 거부하고 있지만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G-2 반열에 올랐다.

미국이 단순히 경제력과 군사력이 강하다고 패권국의 지위를 얻은 것은 결코 아니다.

중국은 언젠가는 경제와 군사 면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세계에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중국 공산당을 믿으면 잘 살게 된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떠오르는 게 없다. 이 같은 억지를 이미 자유민주주의의 맛을 본 세계의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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