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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좋고 60년 간다"는 다이슨 조명…96만원 고가 통할까?

조명성능 60년 간다지만 한국선 검증사례없어 의구심
소비자조사도 한국선 안해…품질 보증 기간은 5년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2019-02-17 08:00 송고 | 2019-02-17 20:07 최종수정
사이먼 크로스 다이슨 선임 디자이너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다이슨 라이트사이클 테스크 조명(Dyson Lightcycle Task Light)'에 적용된 기술 설명을 하고 있다. 2019.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이먼 크로스 다이슨 선임 디자이너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다이슨 라이트사이클 테스크 조명(Dyson Lightcycle Task Light)'에 적용된 기술 설명을 하고 있다. 2019.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영국의 다이슨(dyson)이 이번엔 스탠드형 LED 조명으로 한국에서 고가 마케팅을 시작했다. 최대 60년 동안 원래의 조명 성능이 유지된다는 것이 다이슨 주장이지만 한국에서는 검증된 사례가 없어 업계, 소비자, 전문가들이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제품 가격은 66만~96만원으로 높게 잡혔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0~20만원대 스탠드형 조명에 비해 3~10배 수준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지난 12일 스탠드형 조명 신제품 '다이슨 라이트사이클(Lightcycle™) 테스크 조명' 기술설명회를 열고 온라인과 일부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된 지 아직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공식 집계는 하고 있지 않지만 초기 반응은 미지근한 모습이다. 다이슨 측에서는 "내부적으로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다른 LED 조명보다 수명이 길어 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평가만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관건은 가격이다. 다이슨은 한국시장에서 무선청소기부터 헤어드라이어까지 줄곧 '고가 마케팅'을 유지해왔다. 이번 조명 신제품의 경우 데스크형은 66만원, 플로어스탠드형은 96만원으로 값이 책정됐다. 현재 시중에서 많이 거래되는 스탠드형 조명기구가격은 10만~20만원대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시장과 달리 아시아권에선 고가 조명에 대한 수요가 확실하지는 않다. 제품 출시 전 소비자조사도 일본과 중국에선 실시했지만, 한국에선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슨 관계자는 "조명은 한국에서 시도해보지도 않은 분야"라며 "우리도 한국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날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지난 2014년 1세대 조명 제품을 출시하면서 조명 사업에 발을 내디뎠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출시하지 않았다. 이번 신제품의 경우 지난해 중국과 일본에 먼저 공개하면서 아시아권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다이슨 라이트사이클(Lightcycle™) 테스크 조명' 데스크형.(다이슨 제공)  © 뉴스1
'다이슨 라이트사이클(Lightcycle™) 테스크 조명' 데스크형.(다이슨 제공)  © 뉴스1

다이슨 측은 전에 없던 신제품을 한국에 출시하며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먼 크로스 다이슨 엔지니어는 지난 12일 열린 기술설명회에서 조명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해서 설명했다. 

그는 "하루 평균 8시간 기준으로 최대 60년(18만시간)간 써도 색온도나 밝기 등 조명 품질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LED는 열손상에 취약해 오래 사용하면 색이나 밝기 성능이 저하된다. 이에 대해 크로스 엔지니어는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히트 파이프 기술을 통해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다이슨 주장대로라면 5만시간 정도로 알려진 LED의 평균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린 것이다. 

LED를 포함한 인공조명에서 나오는 청색광(블루라이트)은 밤에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수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크로스 엔지니어는 "최대한 자연광과 유사한 빛을 내도록 설계해 신체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며 "영국을 비롯해 전세계 의료 및 건강전문가와 협업해 실험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LED 조명의 수명은 정확한 검증이 어려운 사안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2000시간을 기준으로 밝기와 색온도 등이 일정 점수(90%)를 넘으면 KS(산업표준)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6000~1만시간 이상 기준으로 시험하기도 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된 기준은 없다.

실제 지난 2016년 한국소비자원에서 시중 LED 업체 12곳의 제품을 조사한 결과, 2000시간 기준에 못 미치는 곳은 2곳밖에 없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2000시간 기준만 충족하면 그 이후 성능에 대해서는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조명부가 60년 동안 성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해도, 기기 자체의 내구성은 또 별개 문제다. 다이슨 관계자는 "기계 본체는 다른 부품도 있기 때문에 다른 구조적인 측면도 봐야 한다"며 "60년이라고 말하는 것은 조명 자체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제품의 품질보증 기간은 5년이다.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열린 '다이슨 라이트사이클 테스크 조명(Dyson Lightcycle Task Light)' 기자 간담회에서 엔지니어가 제품에 대한 기술 설명을 하고 있다. 2019.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열린 '다이슨 라이트사이클 테스크 조명(Dyson Lightcycle Task Light)' 기자 간담회에서 엔지니어가 제품에 대한 기술 설명을 하고 있다. 2019.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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