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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전 첫 합의됐던 북미 연락사무소, 이번에 개설될까

1994년 상호연락사무소 개설 합의…北도발·비용문제로 좌초
'평화체제 구축'보다 '관계 정상화'가 속도 낼 것이란 관측도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9-02-11 13:52 송고 | 2019-02-11 21:27 최종수정
© News1 DB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10일 미국으로 출국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앞서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북미 협상의 최종 출구로 △과거핵(이미 보유한 핵무기) 완전 반출 △제재 해제 △수교 △평화협정 체결을 들었다.

평화협정 체결의 입구가 종전선언이라면 수교의 첫 걸음은 상시 대화 채널 구축이다. 미국이 6.12싱가포르 합의사항의 "동시적, 병행적" 추진을 천명한 만큼 이달 말 베트남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 이행과 맞물려 관련 상응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여겨진다.

싱가포르 합의 사항 중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필수다. 그렇지만 이것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문제와 얽혀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그래서 관계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사실상의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이 있다.

수교를 먼저 하고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순서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1972년 9월 국교정상화를 했고, 6년 뒤인 1978년 8월 평화우호조약을 체결했다. 당시, 양국은 상호불가침, 내정불간섭, 평화공존을 천명했다.

북미 간 상시 대화 채널 개설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4년 10월,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했던 것. 당시 '제네바 합의'에 따라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했고, 현안 해결 진전에 따라 양국 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한다는 원칙도 도출했다.

2년 뒤에 미국은 평양에서, 북한은 워싱턴에서 부지 물색 작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속도는 더뎠다. 그러다 1998년 북한이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 이어 북한은 2000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재원 부족 문제들 들어 추진 불가를 통보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실무회담을 가졌다. 2019.2.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관계 정상화를 위해선 미 의회의 의향이 중요하다. 미국과 완전한 외교관계를 맺기 위해선 미 상원의 과반수 참석과 2/3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에 퍼진 대북 협상 회의론을 감안하면 북한의 비가역적 비핵화 조치가 나와야 관계 정상화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그렇지만, 미 행정부의 권한으로 부분적인 외교관계는 맺을 수 있다. 연락사무소(liaison office)와 이익대표부(interest sect) 설치가 대표적 사례다.

이익대표부는 제3국의 대사관에 자국 국민의 이익보호를 위해 설치하는 것이다. 1990년대 독일과 북한의 수교 이전에 북한은 베를린 주재 중국대사관에, 독일은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 이익 대표부를 뒀다. 또 미국은 쿠바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서 이익대표부를 운영한 바 있다.

연락사무소는 국가가 개설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수교 이전이나 외교관계의 중단 상황에서 자국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한다. 미국과 중국은 1973년 상호 연락사무소를 개설했고, 5년 뒤인 1978년 수교를 맺었다.

베트남과는 1996년 1월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하고 6개월 뒤에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미국과 리비아는 2004년 6월 연락사무소를 설치했으며, 2006년 5월에는 이를 대사관으로 격상, 완전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연락사무소 설치는 미국의 대표가 가족들과 함께 북한에 상주한다는 점에서 북한에 매력적인 상응조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북한이 이를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진단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연락사무소를 열고 유지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든다. 북한 입장에선 득실을 따질 것이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8년 핵 신고를 전제로 한 미국의 연락사무소 개설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