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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新코픽스 도입…이자 절감액 1천억? 1조원?

계산 범위 따라 10배 차이…가계대출만 보면 최대 8600억
가정 많아 최대치는 낙관적 추정치…은행권 "가격 통제" 불만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2019-01-30 14:20 송고 | 2019-01-31 14:16 최종수정
 
 
은행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 중 잔액 기준 코픽스가 오는 7월부터 0.27%포인트가량 내려간다. 잔액 기준 코픽스 산정 방식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추가된 결과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포용금융' 차원에서 이번 대책을 마련했고, 대출자의 이자 절감 효과를 적게는 1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최소치와 최대치가 10배나 차이 나면서 실제 얼마나 절감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잔액 코픽스 0.27%P 인하…신규 대출만 보면 1년 1천억 이자 절감 기대

코픽스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자에게 빌려줄 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이른다. 8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적금 등 자본조달 상품 관련 비용을 취합해서 매달 산출한다. 코픽스는 △매월 말 현재 조달 자금 잔액으로 계산하는 잔액 기준 코픽스 △매월 신규로 조달한 자금으로 계산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두 가지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 상승 속도가 더딘 잔액 기준 코픽스가 유리하다고 본다.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금리 하락 속도가 빠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선호된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본 지표인 코픽스에 가산금리, 가감조정금리(부수 거래를 하는 조건이나 영업점 권한으로 조정하는 금리)를 더해서 매긴다. 정부는 대출 금리를 낮추기 위해 현행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를 산정하는 방식을 바꾼 새로운 코픽스를 도입한다.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를 산정할 때 그동안 반영하지 않았던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결제성 자금과 정부·한국은행 차입금 등 저원가성 자금을 추가한다.

이렇게 하면 잔액기준 코픽스가 지금보다 0.27%P 내려갈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7월부터 새 잔액기준 코픽스를 신규 대출자에게 적용한다. 기존 코픽스로 대출을 받은 사람에 대해선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새 코픽스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다. 3년 미만이라도 새 코픽스로 원하면 갈아탈 수 있도록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을 낮춘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잔액 기준 코픽스를 적용하는 신규 변동금리 대출 규모는 1년에 약 35조원이다. 이 35조원 규모의 신규 대출의 코픽스 금리가 0.27%P 낮아진다고 가정해서 계산하면 이자 절감액은 945조원이다. 금융위는 추가 신규 대출까지 더 들어온다고 고려해서 최소 약 1000억원의 이자 절감 혜택(①)이 있다고 봤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적용한 대출 규모는 1년에 약 83조원이다. 모두 잔액 기준으로 바꾼다고 가정하면 2241억원 정도의 이자 절감 효과(②)가 발생한다.

여기에 기존 잔액기준 코픽스 가계대출 중 50%가 새 코픽스로 갈아탄다고 가정한 이자절감 효과 추정치가 5400억원(③), 기존 잔액기준 코픽스 기업대출 중 30%가 갈아탄다고 가정한 효과가 4455억원(④)이다.

이 4가지를 모두 합해서 최대 1조3000억원 정도의 이자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추산이다. 기업대출을 빼고 순수하게 가계대출에 대한 영향만 따지면 새 코픽스로 최대 8600억원 정도의 이자 절감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기대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최대치는 너무 낙관적인 가정을 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가격통제·수익성 악화 논란도…금융위 "가산금리 원가 공개는 아냐"

새 코픽스 도입 발표 후 금융권과 학계 일각에선 가격 통제라는 취지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새 코픽스를 비롯한 대출금리 공시 강화 등 최근 발표된 정책이 "은행의 수익성을 희생시킨다"며 한국 은행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시중 은행장들을 소집해 협조를 주문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최소 1000억원, 최대 1조원 이상의 혜택 예상치를 공개하고 "은행 이익을 축소한다는 불만이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은행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코픽스를 도입해도 은행이 가산금리나 가감조정금리 등 다른 명목을 조정하면 최종 대출금리는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가산금리 원가까지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국은 가산금리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가감조정금리를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세부적으로 알리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금리는 은행이 정하므로 가산금리 원가 공개까지는 어렵다"며 "금리 구성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새 코픽스를 도입해서 대출금리 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높인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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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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