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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쟁 휩싸인 손혜원 논란에 목포는 서럽다

(목포=뉴스1) 박영래 기자 | 2019-01-24 11:00 송고
박영래. © News1
국민들의 애창곡인 '목포의 눈물'은 이 노래를 부른 이난영이 목포 고하도 면화공장에서 여공으로 일하면서 겪은 설움을 노래한 곡이다.

손혜원 의원의 이른바 '목포 문화재구역 투기 의혹' 논란이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지역인 만호동, 대의동, 행복동 등 원도심 주민들은 "요새 화도 나고 눈물도 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지난 22일 목포를 찾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보기 위해 나왔다는 한 시민은 "그동안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동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 다행이긴 한데, 요샛말로 하면 좀 웃프네요"라고 푸념했다.

목포 구도심에는 최근 1주일새 외지인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문화재구역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손혜원 의원이 현지를 찾아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적인 관심이 목포로 집중된 순간이었다.

손 의원이 기자회견을 가진 대의동 앞 목조창고 앞은 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주변 교통이 2시간여 마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목포시민들의 속내는 불편하다. 폐허가 된 구도심을 사람들이 찾고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반갑지만 도시재생이라는 본질은 빗겨간 채 정쟁에 내몰리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

주민들은 진실규명보다는 정치적 사안으로 흐르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평소에는 목포에 관심도 두지 않던 정치권이 밥그릇 싸움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목포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쏟아지는 언론의 취재를 불편해하며 화를 내는 주민들도 많다.

1897년 개항한 목포는 당시만해도 부산, 원산, 인천 등과 함께 전국 5대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일제시대에는 곡창인 호남지역 수탈을 위한 거점이 되면서 일찍이 도시가 발전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근대역사문화유산이 목포에 많은 이유다. 손혜원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은 일제강점기에 요정이었다.

일제식민지 거점도시로 성장하며 호남상권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목포는 근현대사에서 화려하게 그려졌지만 현대사에 접어들면서 소외와 눈물의 도시가 됐다.

1945년 광복 이후 일본이나 중국과의 무역이 끊기면서 부두의 일거리마저 없어졌고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교통과 상업의 발달로 호남의 중심은 광주 등지로 옮겨갔고, 더욱이 1990년대 하당신도시 개발, 이어 전남도청이 들어서 있는 남악신도시 개발 등이 이어지면서 목포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사람들이 떠나면서 건물은 텅텅 비고, 구도심은 폐허 그 자체였다. 인적이 끊긴 밤거리는 슬럼가를 방불케 한다.  

목포를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주민들이 "만호동에서 하룻밤을 자고 가보세요", "낮 시간에 오시지 말고 오후 6시에 다시 한번 와보세요"라고 제안한 이유다. 

현지 주민들 대다수가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매입을 '투기가 아니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손 의원 논란이 정쟁에서 벗어나 진실규명과 의혹해소, 이어 폐허가 된 목포 원도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목포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목포의 설움을 딛고 영화롭던 옛 시절의 목포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목포시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yr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