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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올때마다 선물 가져와"…교수들의 대학원생 갑질 여전

인권 센터 문의하자 자퇴 종용…연구비 유용·저작물 도용도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19-01-22 13:19 송고 | 2019-03-26 16:27 최종수정
 
 

"제 지도교수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대학원생들에게 지속적으로 금품을 요구했습니다. 스승의날이나 명절, 더 나아가 논문지도로 연구실을 방문할 때마다 작게는 고급 다과부터 크게는 상당금액의 건강보조식품과 상품권을 가져오라고 하는 식이었습니다.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날은 노골적으로 불쾌한 내색을 하며 눈치를 줬습니다."

대학원생 A씨는 이런 사실을 대학에 알렸으나 학교 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해당 내용을 '대학원생119'에 제보했다. 시민단체 '대학원생119'는 22일 "교수들이 대학원들을 상대로 온갖 갑질과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며 "갑질 근절을 위한 교육 당국의 긴급 대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기본권 및 학습권 침해 △논문지도를 빌미로 한 금품 갈취 △대학원생 인건비 페이백 및 연구비 유용 △교수에 의한 대학원생 연구 저작물 도용 등 교수들의 갑질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생 119'에 따르면 대학원생 B씨는 다니는 학교에 인권전담기구가 있는지 문의했다가, 대학본부가 교수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면서 지도교수에게 "자퇴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B씨는 "대학원생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의했다는 이유로 자퇴를 종용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해 이를 거절했더니, 학습과 교육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 적절한 논문지도도 받지 못했다"며 "결국 졸업이 한 학기 미뤄진 상태"라고 전했다.
대학원생 C씨의 경우 평소 화장을 한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남자를 좋아하냐, 남자와도 결혼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들었다. C씨는 "교수가 성적 지향을 의심하고, 수시로 인격을 무시하고 비하했다"며 "이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현재는 학업마저 중단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교수가 학생들의 인건비 지급 통장을 걷어간 후 일부만 떼어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을 개인용도로 쓴다는 제보, 직접 계획하고 실험해서 완성한 논문을 교수가 빼앗아서 자신의 연구 실적으로 올렸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대학원생119'는 "대학교수가 진학, 학위, 진로 등 대학원생의 인생을 결정할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비리제보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학교와 교육당국은 교수의 갑질과 비리 문제를 15년 넘게 방치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 전 '직장 내 괴롭힘 급지법'이 국회를 통과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대학원은 '직장'이 아니라는 편견 때문에 대학원생 상당수가 갑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교육당국은 지금이라도 교수 갑질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반론보도> '"연구실 올때마다 선물 가져와"…교수들의 대학원생 갑질 여전' 관련

본지는 지난 1월 22일자 사회면에'"연구실 올때마다 선물 가져와"…교수들의 대학원생 갑질 여전'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보도에서 대학원생 C씨의 경우 해당 교수는 "청정관리 실험구역에서 화장 행위를 금하는 대학원 생활규칙을 어기는 등 학교 내 물의를 일으켜 해당 대학원생에게 문제제기를 한 것이지 고의로 성 정체성 검증을 하거나 화장을 했다는 이유로 공개적 모욕을 준 적은 없다"고 밝혀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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